부산성폭력상담소 "고소에 앞서 피해자 너무 힘든 상황"
"각종 확인 안 된 사실과 의혹으로 2차 피해 심각"
사퇴 의사 밝힌 오거돈 부산시장 |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오거돈 전 시장 강제추행 피해자가 아직 형사 고소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현재까지 오 전 시장에 대해 고소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형사 고소·고발하기에 앞서 피해자가 마음이 너무 힘든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서 피해자가 결정할 문제이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가 원하는 것을 묻고 고소·고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며 "처음에 피해자가 원했던 것은 형사처벌보다는 오 전 시장 사퇴로 일상생활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었고 고소·고발은 그 나중 문제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담소 관계자는 "애초에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피해자와 논의하고 법률적인 상담을 거쳐 고소·고발을 고심해봐야 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경찰청은 피해자 고소 여부와 상관없이 오 전 시장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내사와 별개로 피해자나 성폭력상담소 측에서 고소·고발을 하면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피해자 측이 고소·고발을 진행하면 경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성폭력 사건 수사는 피해자 진술을 우선 확보한 뒤 가해자 조사가 이뤄진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성폭력 사건이 더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인지해서 수사를 할 수도 있지만,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 진술에 의존을 많이 하기 때문에 고소·고발이 이뤄지지 않고 내사로 진행된다면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수사가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오 전 시장에 고소·고발을 진행하기에 앞서 피해자가 받는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피해자가 오 전 시장 사퇴를 요구했던 것도 평범한 직장인 삶으로 돌아가기를 원해서였는데 각종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의혹 등으로 피해자가 다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심각한 2차 피해에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부산시가 약속을 지켜 피해자 2차 피해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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