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식통들 "사망설 아니지만 정상복귀 쉽지 않아"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 시술 받은 후 상황 나빠져"
김여정 제1부부장, 전권 위임받아 직무대행 가능성 커
한국정부 "북한 특이동향 없고 일상 업무"
최근 북한의 모 공군 부대를 시찰한 바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가장 최근의 모습 중 하나로 보인다./제공=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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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이장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건강 이상설부터 지방 현지 시찰까지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강 악화설에 시달리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진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 예후가 상당히 나빠 고향인 원산의 특각(최고 지도자의 별장)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상당 기간 업무에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아 북한이 오랫동안 리더십 부재에 빠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부 서방 언론이 제기하는 사망설이나 뇌사설은 사실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북한 내부에 밝은 다수의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심근경색 징후로 인해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상황이 상당히 나빠져 원산의 특각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무대로 활동하는 대북 사업가 J모씨는 “김 위원장 일가는 가족력이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그로 인해 사망했다. 심장 스텐트 수술을 받은 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면서 김 위원장의 원산 특각 요양설이 진실에 가깝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는 단정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장 스텐트 시술을 집도한 모 프랑스 의사와 중국에서 급파된 의료진이 김 위원장의 병상을 지키면서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요양만 잘 하면 완전히 건강을 되찾지는 못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오랜 기간 공식석상에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여동생인 김여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전권을 위임받아 위원장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내에서 김 위원장의 통치체제가 2∼3년 안에 끝난다는 분석도 있다. 치명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 신변에 상당히 의미 있는 변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한다.
김 위원장의 원산 특각 요양설이 사실일 개연성을 말해주는 정황 증거는 많다. 무엇보다 원산은 김 위원장이 상당한 애착을 갖는 고향으로 이만한 요양지를 북한 내에서는 찾기 어렵다. 또 북한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따뜻한 곳이기 때문에 불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출되더라도 치명적인 합병증의 발병을 늦추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들어 자신이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국력을 집중 투입하는 지방이라는 사실 역시 요양지로 선택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동선은 형식적 권력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막강한 권력자들도 알기 어려운 최고 존엄의 톱 시크릿에 속한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돌발 사태 방지를 위해 굳이 알려고도 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알 수도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물론 직급이 무색하게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조영원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김 위원장 가문의 대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의 최측근은 알 개연성이 크지만 외부에 알려지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유고설을 비롯한 각종 소문이 난무하는 것은 비밀이 있을 수 없고 최근 들어 북한의 강력한 후견 국가를 자처하는 중국에는 양 정상 간에만 통하는 비상 라인을 통해 뭔가 귀띔을 했을 수도 있다. 최근 중국 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들이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이나 한국의 학자에게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고 전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북한과 인접한 동북3성의 한 성 정부에서 부성장급으로 재임한 바 있는 인(尹) 모씨는 “중국도 김 위원장의 관련 정보를 완벽히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고가 현실이 돼 있다면 다소 늦더라도 북한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귀띔은 들을 위치에는 있다”면서 현재의 소문들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현재 김 위원장과 북한 리더십에 대한 소문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탈북민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따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지도체제 가능성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전 주 체코 북한 대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7년 2월 폴란드 나레프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당시 주 폴란드 북한 대사(오른쪽)의 산업시설 시찰 모습. / 연합뉴스=폴란드 나레프시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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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내 특이동향은 없다” 거듭 확인
반면 한국 정부는 이날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북한 내 특이동향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최근 북한 동향을 점검했다며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매체를 보면 정상 간 서신 교환이나 생일상 전달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일상적인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매체는 22일 김 위원장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보낸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축전에 대해 답전을 했다고 전했고 21일에는 김 위원장이 쿠바에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실제 활동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태양절에 금수산 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금수산 참배를 안 한 것이 이례적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라 이례적으로 볼 수 있지만, 특이 동향으로 보기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는 금수산 궁전 참배가 3회(2000년, 20002년, 2008년)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북한이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선 “유고설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반응을 보인 적은 없다”며 “조금 더 지켜보면 공개활동을 통해 보여주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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