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자산운용사 등 관련부서 조사 / ‘수뢰의혹’ 전 靑 행정관 자료 확보 / 당국 관리·감독상 문제 확인 나서
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의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23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성원)는 이날 오전 11시40분쯤부터 서울 광화문 금융위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금융위 내 자산운용사와 은행, 증권사 등 라임자산과 관련한 부서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압수수색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검찰은 라임자산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금융위를 압수수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규정상 임의제출이 어려운 보안 사항이나 개인정보 관련 자료들이 포함돼 금융위의 협조를 받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라임사태 대신증권 피해자들이 23일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대신증권 검찰고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검찰이 이날 확보한 자료에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관련한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할 당시 라임자산에 대한 사전 조사서를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전 조사서는 금감원의 수사 방향을 총체적으로 담은 서류로 김 전 행정관은 이 서류를 라임자산의 전주(錢主)로 지목되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전달하고 대가로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 확보를 위해 앞서 2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과 함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적용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해 검찰 관계자가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검찰은 도주 중인 김 회장과 이종필 라임자산 전 부사장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을 연달아 수행한 운전기사 한모씨가 최근 구속기소되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수배 중인 상황에서 한씨에게 서울 명동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환전하도록 지시하고, 이 전 부사장과 그의 가족들은 지난 1월 한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 가기도 했다는 것이 한씨의 공소장을 통해 알려졌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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