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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업계 '반등'... 한국판 넷플릭스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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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업계 '반등'... 한국판 넷플릭스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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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 지연 리스크 극복이 관건 

드라마 킹덤은 한국의 역사와 좀비의 조합이라는 독특한 접근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로나19 감염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다른 업종 대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 있다. 바로 콘텐츠 업계다. 유통에 있어 대면(對面)이 거의 필요 없는 콘텐츠의 속성은 코로나19로 실내 여가시간이 늘어난 이들의 생활패턴과 맞아떨어졌다. 이에 콘텐츠 업체들은 코로나 이후 새로운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수혜를 입은 콘텐츠 기업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글로벌 OTT(온라인 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다. 지난 21일 미국에서 발표된 지난 1분기 넷플릭스 실적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의외의 호재들이 반영됐다.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늘어난 57억6769만달러(약 7조1219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잠정치)됐다. 아울러 그간 꾸준하게 하락세를 나타냈던 넷플릭스의 신규 유료가입자 수는 1분기에 1577만명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전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은 700만명 수준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비정상적’ 상황이 반영됐다.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Jr) 조차도 “코로나19로 우리가 입은 수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적어도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콘텐츠 업체들의 ‘기회’

코로나19 확산 이전 우리나라의 콘텐츠 제작 업체들은 모두 ‘큰 한방’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인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그리고 제이콘텐트리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은 것은 분명 각 업체와 국내기업 전체에 있어 큰 호재였다.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한 오스카상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음에 따라 우리나라 영화, 드라마 콘텐츠의 위상도 분명 예전과 달라졌다. 여기에 우리나라에 대해 조금씩 지난 2년 동안 굳게 닫혔던 빗장을 열기 시작한 중국과의 관계 변화도 콘텐츠 업계에는 분명 호재였다.

그러나 자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중국은 방역 이외 모든 사안에 대한 논의를 중단했고 한류 콘텐츠 재개방에 대한 논의도 무기한 미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산업 전반의 위축 분위기에 따라 국내 콘텐츠 업체들의 상황도 함께 악화됐다.


이러한 가운데 넷플릭스가 전한 1분기 실적개선 소식은 국내 업체들에게 다시 희망을 갖게 했다. 넷플릭스라는 세계 최대규모 콘텐츠 유통채널과 원만한 관계를 미리 구축해 둔 것은 국내 업계들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우리나라 콘텐츠에 대한 해외 시장의 긍정적 반응이 더해진 것도 호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드라마 <킹덤>은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되자마자 싱가폴, 필리핀, 홍콩 넷플릭스에서 인기 드라마 1위를 차지하는 등으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영화, 드라마 정보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는 <킹덤>에 대해 10점 만점에 8.4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우수한 작품성을 평가했다.


최근의 흐름은 국내 주요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 추이에도 반영되고 있다.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 주요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절정에 이른 2월부터 3월까지 계속 하락했다가 3월 중순을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제작 지연 리스크 극복이 관건

바닥을 치고 올라선 분위기의 반전은 눈에 띄지만 아직까지 콘텐츠 기업들에게 위험요소는 남아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 제작이 지연되고 있는 것, 그리고 콘텐츠 제작의 동력이 되는 광고업계의 경직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수요는 확장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의 야외 제작이나 인력 동원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CJ ENM의 K-POP 콘텐츠 페스티벌 KCON은 올해 4월 3일에서부터 5일까지 일본을 시작으로 한 해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일정이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물론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는 아니다. 넷플릭스도 지난 3월부터 오리지널 작품의 촬영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아직까지 미국, 유럽 등지의 코로나 확산세는 안심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업계는 시장과 수요의 확대라는 좋은 기회를 앞두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새로운 작품 제작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콘텐츠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업계에는 이전보다 더 좋은 기회들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아직은 위축돼있는 제작 부문의 위험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으로 당분간을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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