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연이 제기한 2018년 성추행 의혹과는 다른 사건
오 전 시장은 이날 “죄스런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히고 사임통지서를 부산시의회에 접수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오 전 시장의 사임통지서는 접수된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이날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피해자는 4월 둘째주 오 전 시장에게 ‘심각한 추행’을 당했다고 피해를 신고해 상담소가 오 전 시장 측 정무라인을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 오 전 시장은 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피해자는 오 전 시장 측에 사퇴 사유에 추행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이달 말 이전 사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부산시청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뉴스1 |
오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은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전 시장 선거캠프에서 거액의 돈 거래가 있었고 오 전 시장이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3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장 주변 등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해당 주장을 펼쳤다. 유튜브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에는 오 전 시장과 관련한 연관검색어로 ‘일본어 통역사’, ‘통역비서’ 등이 올랐다.
당시 오 전 시장 측은 이 주장이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며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 등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은 의혹 제기 이틀 뒤인 지난해 10월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도 웃을 가짜뉴스, 모조리 처벌하겠다”며 “불법 선거자금과 미투 등 황당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짜뉴스는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를 만들어내는 참 무서운 것”이라며 “척결해야 할 사회악이자 개인에 대한 인격살인,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행위에 대해 형사상 고발에서부터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이어 “개인을 넘어 350만 부산시민을 대표하는 시장과 부산시 명예를 훼손하고 시정 신뢰를 떨어뜨려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 대응 의지를 다졌다.
이후 이 미투 의혹은 잊혔다. 이날 오전 오 전 시장의 사퇴 의사가 먼저 확인되며 가세연이 제기했던 성추행 논란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으나 실제 사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던 다른 성추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 한 회식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양옆에 앉혀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오 전 시장은 미투 의혹을 반박한 지 6개월 만에 다른 성추행 사건으로 자진 사퇴하게 됐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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