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위커·다크웹 등
텔레그램 이외 성착취물 유통 창구 확인
n번방 모방한 불법 도박사이트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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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경찰이 텔레그램 성 착취물 제작·유포 등 디지털성범죄 혐의로 30여명을 추가 검거했다.
경찰청은 22일 기준 디지털성범죄와 관련된 340명을 검거해 이 중 51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6일 기준 309명(43명 구속)에서 일주일 새 31명이 더 붙잡힌 것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성착취물 제작·유포가 146명, 조직적 성착취물 유포 17명, 성착취물 개별 유포 95명 등으로 집계됐다. 피의자 연령대는 20대가 142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도 106명이나 됐다. 이밖에 30대 72명, 40대 14명, 50대 이상 6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악랄한 성 착취 범죄는 10대와 20대 여성을 상대로 이뤄졌다. 경찰은 확인된 피해자 213명 중 165명을 특정했고, 이 가운데 161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조사가 끝난 피해자에게는 가명조서 작성, 영상삭제 지원·연계, 국선변호인 선임 요청, 해바라기센터·상담소 연계 등 635회의 보호·지원조치가 이뤄졌다.
지난달 25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가 발족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강력한 단속이 이어지면서 디지털성범죄 발생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일명 텔레그램을 탈퇴하는 '텔렉시트'(Telexit, Telegram과 exit의 합성어) 현상에 따라 디스코드, 위커 등 다른 해외 보안 메신저로 이동해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게릴라성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 다크웹 등으로 유통 창구가 지능화·음성화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텔레그램 범행 수법을 모방,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 및 회원모집에 악용한 사례도 발생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텔레그램 그룹방에서 성착취물을 유포하고, 도박 사이트에 사용할 금액을 충전하면 더욱 자극적인 영상을 공유하는 그룹방으로 승급시켜주는 방식으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이 개인정보를 빼내는 창구로 사회복무요원을 이용한 것과 관련해 관계당국은 사회복무요원이 개인정보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의제 강간 연령을 16세로 상향하고, 신상등록 대상에 미성년자 이용 음란물 배포·소지죄를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외 소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와의 국제공조 강화와 메신저별 특성과 기능 분석을 통한 추적기법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최초 'n번방' 개설자인 닉네임 '갓갓'에 대한 수사도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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