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함정 쏴버려" 트윗이 국제유가 급반등에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적대발언의 영향 등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급반등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가량인 2.21달러 상승해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상승 폭이 30% 이상 올라가면서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10분 현재 6.47%가량인 1.25달러 오른 20.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이란 고속단정이 미군 제5함대 군함 주위를 돌고 있는 모습을 미 해군이 공개했다. 미 해군·EPA연합뉴스

이틀 연속으로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인 탓에 기술적 반등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관련 트윗이 유가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22일 오전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 배를 성가시게 하면 모조리 쏴버리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다. AP통신은 트럼프의 이란을 위협하는 트윗이 원유 공급 감소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지난 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 군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10m 거리까지 근접하는 사건 이후 이란에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 해군은 이란 고속단정들이 공해상에서 1시간 동안 미군 군함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미리 예고했던 대로 순찰하고 있었는데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신호를 보냈음에도 물러서지 않은 채 위협을 했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국제유가 하락세는 21일부터 더욱 심화된 바 있다. 6월물 WTI는 지난 20일 4.09달러, 21일에는 8.86달러 각각 폭락했다. 이틀 새 6월물 WTI는 24달러 선에서 11달러 선으로 주저앉았으며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특히 5월물 WTI는 계약만기(21일)를 하루 앞둔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인 배럴당 -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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