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단독]전두환 ‘5·18 왜곡’ 직접 챙긴 증거 나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0위원회’ 청와대 문건 확인

전두환 전 대통령(89)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기 위해 정부가 비밀리에 조직한 ‘80위원회’에 직접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당시 청와대 문건이 처음 확인됐다. 1985년 조직된 80위원회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와 보안사 등이 참여해 5·18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왜곡했다.

경향신문은 22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1985년 6월15일자 청와대 ‘정무1(홍보) 보고’ 문건을 확보했다. ‘광주사태진상 해외홍보책자 발간계획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당시 문화공보부(문공부) 해외공보관실이 “왜곡된 5·18의 진상을 해외에 올바로 알리기 위해 홍보책자를 발간하겠다”는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문서다.

경향신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공부는 <광주 리포트>라는 제목의 책을 만들어 전 재외공관과 해외 주요 언론사, 외신, 방한한 주요인사 등에 제공할 계획이었다. 홍보책자에는 국방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고 쓰여 있다. 국방장관은 같은 해 6월 초 국회에 “5·18 직전 북한군이 남침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정치세력의 배후 조종을 받았다”거나 “시민들이 계엄군에게 기관총 등으로 무차별 사격을 가하고 광주교도소를 습격했다”고 보고했다.

문공부의 계획은 전 전 대통령에게도 자세히 보고된 것으로 나온다. 청와대 문건에는 한자로 “閣下(각하)께 書面報告畢(서면보고필)”이라고 적혀 있다. 서면으로 전 전 대통령에게 보고를 마쳤다는 뜻이다.

해외홍보책자 발간 계획은 5·18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왜곡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80위원회와 연관이 있다. 당시 안기부 주관하에 설립된 대책기구는 80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위장했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번 문건은 5·18 왜곡의 정점에 당시 청와대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