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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죄인”·“세월호 선장”…공적(公敵)된 황교안, 부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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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5시간여만에 사퇴…정계은퇴는 묵묵부답

통합당 리더십 공백 사태에 “무책임한 모습 부각”

“복귀 어려울 것…선거 진데다 당내 세력도 없어”

보수잠룡, 홍준표·김태호·김병준·원희룡·오세훈 등 거론

헤럴드경제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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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죄인이죠, 죄인”,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탈출하는 세월호 선장이 떠올랐습니다.”

미래통합당의 기록적인 총선 참패와 초유의 리더십 실종사태의 책임이 황교안 전 대표에게 몰리는 가운데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황 전 대표의 재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안팎에서는 서울 종로 및 통합당의 패배로 황 전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다했다는 주장과 그동안 제1야당 대표로서 대선주자 2위로 꼽혀온 인지도가 있는 만큼 추후 당의 행보에 따라 정계복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일단 황 전 대표는 지난 15일 개표 5시간여만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정계은퇴’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황 전 대표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황 전 대표가 개표 도중 사퇴한 후 통합당이 지도부 공백에 따른 자중지란에 빠져들면서 오히려 ‘무책임한 모습’이 부각, 스스로 복귀의 길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인 입장에서는 (패배를) 책임지고 개표 중간에 사퇴하는 것이 깊은 감동을 줄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세월호 선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며 “이런 무책임한 모습에 사람들은 기대하지 않는다. 나중에 몇몇 측근이 ‘대표님 밖에 없다’고 권해 다시 (중앙정치무대에) 나온다고 해도,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친황계’로 꼽히는 인사가 있긴 하지만 실제 이들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황 전 대표의 재기는 힘들다”고 단언하며 “정당 내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세력이 있으면 모르나, (황 전 대표는) 세력도 없고 자기 선거에서도 졌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2000년 이후 치러진 선거의 평균 투표율이 55.2%였는데 그 위로는 보수진영, 밑으로는 진보진영이 이겼다(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 제외)”며 “황 전 대표는 투표율이 이렇게 높은(66.2%), 소위 ‘질 수 없는 선거’였는데 졌다는 점에서 자격이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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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당대표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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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당장 단언하긴 어려우나 (정계복귀는)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실패를 하더라도 스토리를 남겨놔야 하는데 황 전 대표는 남겨놓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로는 친황이라고 하지만, 친황계의 실체도 의심스럽다”며 “오래 동고동락하면서 화학적으로 결합된 조직이 아니지 않나”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에서 가장 얻기 힘든 것이 인지도인데 황 전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전 국민이 아는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강력한 자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 내에서도 황 전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대패의 원인으로 꼽는 목소리가 크다. 보수통합 과정, 종로 출마 여부 결정 등에서 우유부단함으로 일관했고 막판 공천뒤집기, 텔레그램 N번방 발언 논란 등으로 유권자의 등을 돌리게 했다는 비판이다. 탈당이나 정계은퇴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세도 거세다.

반면, 옹호론도 있다. 부산 사상에서 3선에 성공한 장제원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진영에 인물이 많이 없다”며 “황 전 대표가 이 엄청난 실패와 책임을 딛고 더 큰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황 전 대표의 퇴장 후 무소속으로 생환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사지’ 세종 출마를 감행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원희룡 제주지사, 부산 사하을에서 5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 비록 고민정에 패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보수진영 잠룡 후보군으로 꼽고있다.

황 평론가는 “황 전 대표가 사퇴했지만, 2022년까지 보수진영 내 치열한 예선을 거쳐 리더십을 만들어간다면 통합당에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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