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전두환 재판일에 설치 검토
12·12 40주년때 시민들이 파손한 동상
"골프회동·호화오찬에 대한 구속촉구"
12·12때 광화문 설치됐다가 파손
12·12 군사반란 40주년인 지난해 12월 12일 5·18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전두환 동상이 시민들에 의해 파손된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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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 날에 맞춰 '전두환 구속 촉구 동상'이 법원 앞에 세워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두환 동상'은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다가 시민들의 손에 의해 2주 만에 파손됐었다.
5·18구속부상자회는 "오는 27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전두환 재판일에 '전두환 동상'을 광주지법 앞에 설치하는 방안을 5·18 단체들과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5·18 관련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광주지법 앞에 전두환 동상을 설치할지를 결정한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5·18 당시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생전에 증언한 조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또는 ‘가면을 쓴 사탄’에 비유하기도 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전두환 동상은 지난해 12월 12일 12·12 군사반란 4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것이다. 5·18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쇠창살 안에 갇혀 죄수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있는 형태로 동상을 제작했다. 구속을 강조하기 위해 목부터 등 뒤쪽 양손까지 오랏줄을 맨 모습도 묘사됐다.
12·12 군사반란 40주년인 지난해 12월 12일 5·18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전두환 동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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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측, "27일 재판 당연히 출석"
전두환 동상은 현재 파손 상태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상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지 약 2주 만에 오가는 시민들이 때려 머리 등 주요 부분이 부서졌다.
당시 동상을 설치한 5·18 단체들은 "전두환이 응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채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다"며 동상을 신발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불구속기소 된 후 출석을 미뤄오다 지난해 3월에야 재판에 처음 출석한 바 있다. 출석 이후로는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왔지만, 재판부가 바뀌면서 오는 27일 인정신문에 출석을 앞두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받았으며, 당연히 재판에 출석하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2·12 군사반란 40주년인 지난해 12월 12일 5·18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전두환 동상'이 시민들에 의해 파손된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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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상태 심각…수리 후 설치할 듯
5·18 단체들은 전두환 동상을 수리한 뒤 광주지법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상은 현재 경기도 이천에 거주하고 있는 원작자의 공방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손된 동상을 수리하는 데는 1~2일이 걸릴 예상된다.
5·18 단체들은 재판 당일 전두환 동상뿐만 아니라 광주 망월동 묘역에 묻힌 '전두환 민박기념비'를 본뜬 조형물을 제작해 광주지법 앞에 세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전두환 동상 설치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란 시기성과 알츠하이머를 핑계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골프 회동, 호화 오찬을 즐기면서 반성을 하지 않는 전두환에게 항의하는 뜻"이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5·18 단체들의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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