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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곤두박질치는데 증권사 HTS 먹통…투자자들, 손해배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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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멈춰 손실나는 것 지켜만 봐”

국제 유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대형 전산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9분쯤 키움증권 HTS에서 해외선물 종목인 ‘미니 크루드오일 5월물’ 매매가 멈췄다. 20일(현지시간) 마이너스(배럴당 -37.63달러)로 떨어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유(WTI) 가격 호가를 HTS가 인식하지 못해 ‘먹통’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유가가 곤두박질치는 것을 보면서도 손절매하지 못했고, 오전 3시30분쯤 강제 청산당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선물이 HTS에서 거래가 중단된 건 유례없는 일로, 마이너스 호가라는 이상 현상을 시스템에 고려하지 않아 생긴 장애로 보인다”며 “자칫 증권거래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엔 항의의 글이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새벽 3시쯤 미니 크루드오일 5월물을 0.025원에 매수했고, 마이너스로 떨어지길래 -0.025원에 청산을 시도했으나 ‘바로 팔기’ 주문이 거부되는 등 청산 주문 자체를 못했다”며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켜만 봐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투자자는 키움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 반대매매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투자자 보상은 규정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금일 중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등도 HTS가 마이너스 값을 인식하진 못했지만,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 청산을 마쳐 HTS 오류로 인한 투자 피해는 없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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