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지원

HDC현산 인수 차질 관측에
채권단, 유동성 위기 진화 나서

채권단이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이 국책은행의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1일 오전과 오후 각각 신용위원회와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신규 지원을 확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대두되자 결국 채권단이 지원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건은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승인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이 영업 중인 6개국 중 러시아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하자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인수대금 납입을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했고, 한도 대출 8000억원, 스탠바이 LC(보증신용장) 3000억원을 제공해 모두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약 7 대 3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한도 대출 8000억원을 전액 대출받아 사용했고, 최근에 스탠바이 LC 3000억원을 끌어다 쓰기로 결정했다.

이번 1조7000억원 지원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할 때 꺼내쓰는 한도 대출 형식이다. 산은 측은 “인수·합병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영업 악화, 시장자금 조달 차질 등 극심한 경영 애로를 겪고 있어 채권단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산은·수은에 아시아나항공 차입금과 관련해 지원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은 측은 “이번 지원은 아시아나항공과 현대산업개발이 협의한 사항으로 현대산업개발 측 요청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22일 추가 지원과 관련된 이사회를 열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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