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 美 정부도 승인… 러시아만 남아 / 경영악화…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불투명 / 채권단, 계약 포기 우려 추가 지원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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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주기돼있다. 뉴시스 |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 전반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들면서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해외에선 두 회사의 기업결합 승인 등 관련 절차가 모두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이달 말로 예정됐던 인수대금 납입은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21일 항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가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영업 중인 6개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다. 그런데도 HDC현산은 잔금을 치르기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의 계획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당초 HDC현산은 기업결합 승인이 종료되는 즉시 아시아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1조170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었다. 이와 별도로 3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모채 발행과 인수금융 등을 통해 부족한 인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관련 절차는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
결국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HDC현산이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리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날 각각 여신위원회와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원 안건을 논의했다. 두 은행은 대출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5000억원을 출자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의 원주인인 금호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된 만큼 막대한 혈세 투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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