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 유권자에 "X자식이네" 욕설 논란
과거 정봉주·차명진·민경욱도 막말 논란
충남 당진시에 출마한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일 밤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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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에게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거 국회의원들의 각종 막말과 욕설 등이 회자하고 있다. 전문가는 정치인의 막말이 지속하면, 결국 민심은 등 돌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4·15 총선에서 충남 당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어 의원은 최근 욕설 논란에 휘말렸다. 자신을 유권자라고 밝힌 A씨는 20일 한 인터넷 카페에 자신과 어 의원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A 씨는 어 의원에게 "선거에 이기고도 민주당이 하는 행동을 보니 지지자는 제2의 열우당(열린우리당)이 될까 봐 가슴 졸일 수 밖에 없다"며 "재난지원금 정부와 발맞춰 70% 가 달라. 한 번 주고 끝이 아니다. 이후도 생각해달라. 정부 도와주라고 국민이 뽑은 거다"고 했다. 이에 어 의원은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라고 답했고, A 씨는 "국회의원 당선된 어 의원님이 일하라는 말이다"라고 응수했다.
또 다른 유권자 B 씨가 어 의원에게 "일이나 똑바로 해. 어디서 유권자한테 반말에 협박질이야. 당선됐다고 막 나가네"라고 지적하자 어 의원은 "X자식이네. 유권자가 유권자다워야지"라는 답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어 의원실 측은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어 의원실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의원님이 왜 A 씨 등과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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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누리꾼들을 향해 욕설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BJ TV'에서 비난 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을 겨냥해 "여기서 네거티브 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 이 개XX들아"라는 욕설을 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여러분들이 언제부터 갑이었다고 그렇게 갑질을 해댑니까. 당신들이 이번 선거 기간 중에 저를 음해하고 시정잡배 개쓰레기 취급하고도 앞으로 나 볼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비난했다. 당시 총선이 임박하자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었다.
논란이 일자 정 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안 좋은 말을 민주당이나 민주당 지도부에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어제 방송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댓글로 욕을 해댔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가 벌레라고 하는 분들, 안티 댓글을 쓰는 분들, 그런 것 하지 말라. 안 좋은 버릇"이라고 지적했다.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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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막말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경기 부천시병에 출마했던 차 전 후보는 지난 8일 OBS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주장해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논란 이후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에서 차 전 후보를 제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차 전 후보는 법원의 무효 결정을 받아내 선거를 끝까지 뛰었다. 그러나 차 전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4만1642표(32.5%)를 득표해 7만7577표(60.5%)를 득표한 김상희 민주당 의원에게 3만5935표의 큰 표 차로 낙선했다.
인천 연수구을 후보로 출마한 민경욱 통합당 의원도 정일영 민주당 당선인에 밀려 낙선했다. 민 의원은 지난 2월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씨×× 잡것들아!"라는 내용을 담은 게시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은 "문재인× 재산이 까뒤집혀지는 날 그×이 얼마나 사악하고 더러운지 뒤늦게 알게 되고…"라며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같은 정치인의 막말에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치인들이 총선 전에는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막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 이후 나오는 막말은 일종의 망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막말은 총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번 총선에는 접전 지역이 많았다. 부동층이 어느 쪽에 표를 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막말 파동이 민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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