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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기소" 법정서도 윤석열 때린 최강욱···檢 "근거 있냐"

중앙일보 박태인.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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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기소" 법정서도 윤석열 때린 최강욱···檢 "근거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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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석도 함께 들어가 재판 방청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1일 오전 첫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1일 오전 첫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이 현직 검찰총장을 불법적인 기소의 주범이라 몰아세웠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조모(24)씨에게 허위 인턴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52) 열린민주당 당선인은 21일 법정에 들어서며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의 기소를 "윤 총장의 지시를 받은 불법적인 기소"라 주장했다. 최 당선인은 21대 총선 당선인 중 가장 먼저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한 1호 당선인이 됐다.



법원에서도 윤석열 때린 최강욱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 단독(정종건 판사)에서 열린 최 당선인의 재판은 첫날부터 검찰과 변호인간의 신경전이 팽팽했다. 최 당선인은 법정에 들어서기 전 법원 입구에 세워진 포토라인에서 무죄를 확신하는듯 "(검찰이) 기소의 내용이나 시점, 기소 과정의 절차, 그 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직권남용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법정에 가야할 사람은 한 줌도 안되는 검찰 정치를 하고 있는 검사들"이라 말했다.

이날 최 당선인의 재판에는 같은 당의 비례대표 후보였던 황희석(54) 전 법무부 인권국장도 참석해 방청했다. 최 당선인은 법정 입구에서 자신의 재판으로 방청객이 몰리자 법원 경위들에게 "이렇게 피곤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친절히 대하기도 했다. 검찰과 언론을 대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4.15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1일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4.15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1일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고형곤 부장검사 재판 직접 출석



검찰도 이날 재판에 총력을 다했다. 형사 단독재판이었음에도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의 실무 책임자였던 고형곤(50) 부장검사가 공판 검사로 출석했다. 합의부가 아닌 재판에 부장검사가 직접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은 최 당선인이 조 전 장관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고, 2016년엔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상속분쟁도 대리해 정 교수와도 두터운 친분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 10월 정 교수로부터 최 당선인의 로펌에서 아들이 인턴을 했다는 허위인턴서 발급 부탁을 받고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줬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 당선인이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후 정 교수에게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인사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아들이 해당 허위인턴서를 연세대와 고려대 대학원 입시에 활용해 최 당선인과 조국 부부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세 사람이 공모해 두 대학의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업무방해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서울 오후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우종창 보수 유튜버를 피고인으로 하는 명예훼손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뉴스1]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서울 오후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우종창 보수 유튜버를 피고인으로 하는 명예훼손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뉴스1]





최강욱 측 "조국 아들 인턴했다"



최 당선인의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자마자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완전 무죄를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아들이 최 당선인의 로펌에서 실제 인턴 활동을 했고, 그 인턴 경력이 대학 입시 당락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당선인의 변호인은 인턴 경력이 "수페이지의 자료 중 단 한줄 경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한 최 당선인이 조 전 장관의 아들이 어느 대학에 지원하는지 몰라 고의도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자녀에게 인턴증명서와 스펙 관련 자료를 발급해준 인사들 중 자신만 기소돼 검찰이 차별적인 공소제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당선인의 변호인은 검찰이 사건 수사 중 이른바 '언론플레이'를 하며 형사사건공개금지규칙 등도 위반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들이 지난해 10월 24일 의왕구치소에 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면회를 하러 방문한 모습.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들이 지난해 10월 24일 의왕구치소에 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면회를 하러 방문한 모습. [뉴스1]





검찰 "적법절차에 따른 기소"



하지만 검찰은 이런 최 당선인의 주장에 대해 "적법절차와 증거에 따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최 당선인만 차별적으로 기소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입시비리로 사용할 고의가 있고 조국 부부와 공모로 봐야 기소할 수 있다"며 최 당선인이 그 요건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언론에 수사 상황을 유출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어떤 근거로 그렇게 주장하는지 의문"이라 말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들으며 각자 주장하는 사안 등에 대해선 의견서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최 당선인이 검찰에 요구한 '입건날짜'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했다. 이후 재판부는 20여명에 달하는 증인 출석 여부를 조율할 방침이다. 최 당선인의 2차 공판은 6월 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박태인·이수정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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