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사장 운전기사 한씨 공소장에 적시돼
김 회장은 2018년 9~11월 세차례 걸쳐 마카오 방문 의혹도 제기돼
연합뉴스 |
피해액 1조6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불러온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키고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사진)과 라임의 전주(錢主)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이 서울 도심에서 도피 행각을 벌여온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지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범인도피죄로 구속 기소된 이 부사장의 한모씨의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검찰은 한씨가 김 회장 측의 지시로 30억원가량의 수표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약 25억원 규모의 달러와 원화로 다시 전달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씨는 서울 송파구 소재 잠실종합운동장 근처에서 김 회장의 측근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측은 당시 한씨가 환전업자와 전화 통화를 할 때 특정 유심 칩을 사용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씨는 또한 김 회장의 지시를 받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도주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의 번호판도 교체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한씨가 김 회장뿐만 아니라 이 전 부사장의 도피도 도운 정황을 파악해 공소장의 범죄사실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는 한씨가 서울에서 승합차로 이 전 부사장과 부인, 자녀 등을 태우고 강원도의 한 리조트로 운전을 해주기도 했고, 의사인 이 전 부사장의 부인에게서 피부병 약을 받아 이 전 부사장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회장은 버스 회사인 수원여객에서 161억워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돼 수사를 받아오다 지난 1월 잠적했고,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의 투자 대상 상장사인 리드의 800억원 규모 횡령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다.
김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대포폰’ 2대가 국내선으로 연결돼 국내에서 숨어지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스타모빌리티 측은 지난달 18일 서울남부지검에 김 회장이 회삿돈 517억을 횡령했다며 고소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버스회사인 수원여객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도 경찰에 고소가 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과거 그가 해외 원정도박을 다녔다는 증언으로 미뤄 국외로 도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8년 9∼11월 세번에 걸쳐 도박을 목적으로 마카오를 방문했다.
김 회장은 당시 도박으로 가지고 있던 20여억원의 돈을 다 잃은 뒤 예배를 보러 간다며 주말에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을 잘 아는 지인은 "마카오에서 도박을 하면서도 찬송가를 불렀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도박장에서 사용한 돈이 라임에서 나온 돈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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