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페르미안분지에 있는 셰일오일 시추시설/사진=AFP |
국제유가가 21년만에 처음으로 1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탓이 크다.
AFP통신에 따르면, 20일 아시아 시장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21% 하락하며 배럴당 14.47달러에 거래됐다. 1999년 3월 이후 21년만에 최저치다.
특히 WTI는 브렌트유에 앞서 저장고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WTI 선물의 실물 인수지점인 오클라호마 쿠싱 내 창고 사용률은 4주 전 49%에서 69%로 늘었다.
지난 12일 OPEC+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을 막기 위해 5~6월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0%를 감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원유 감산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분(2500만~3000만 배럴)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지역봉쇄, 재택근무가 수송연료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선물시장에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생산자들은 원유 생산량을 더 줄이도록 압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제이슨 가멜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최악의 거시적 전망에 직면했다"며 2분기 WTI 가격 전망을 배럴당 1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웨스트팩의 로버트 레니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5월물 WTI 가격 급락은 선물 계약 만료가 주요 원인"이라며 "앞으로 리스크는 6월물 WTI까지 20달러 이하로 내려갈지 여부"라고 밝혔다.
UBS의 지오반니 스튜노버 애널리스트는 CNBC에 "공급과잉이 현재 화두"라면서 "6월물도 대폭 할인된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5월물이 거래 중인 WTI는 21일부터 6월물로 넘어간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20일 아시아 시장에서 1.1% 하락한 배럴당 27.78달러에 거래됐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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