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높아질 우려 때문? n번방 '켈리' 항소 포기…징역 1년 확정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L] 검찰이 공소장 변경 신청한 다음날 항소취하서 제출

/사진=뉴스1

아동·청소년 음란물 유포가 이뤄진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씨가 2심 재판 도중 항소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신씨는 징역 1년을 확정받게 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씨는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인 춘천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김대성)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했다.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신씨만 항소하고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때문에 신씨의 항소취하서 제출에 따라 2심 재판이 그대로 끝나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신씨는 텔레그램 음란물 유포의 시초로 알려진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신씨는 지난해 음란물 9만1800여건을 모아 2590여건을 판매해 2500만여원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신씨의 2심 재판은 선고만 남은 상태였지만 조주빈의 '박사방' 사건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조주빈 사건을 계기로 텔레그램 음란물 유포에 대한 비난이 높아졌다. 아울러 검찰이 신씨 사건에서 항소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을 향한 비난도 거셌다.

이에 검찰은 "기소 당시 n번방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다"며 "신씨가 범행 전부를 자백하고 점조직 형태의 음란물 유포자를 추적하는 단서를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죄질에 부합하는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변론을 재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후 검찰은 신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바꾸겠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냈고, 신씨는 바로 그 다음날 항소취하서를 냈다. 이를 놓고 신씨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더 무거워질 것을 우려해 재판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 하나의 재판으로 처벌을 받는 것이 일반적으로 피고인에게 더 유리하다. 이번 항소심 재판을 포기함으로써 신씨가 이득 볼 것은 크게 없다는 뜻이다. 또한 여러 개 혐의에 대해 따로 재판을 받더라도 하나의 재판으로 처벌을 받았을 경우를 참작해 형량이 정해지기 때문에, 신씨가 이번 판결 확정 이후 따로 재판을 받게 된다고 해서 특별히 불리할 것도 없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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