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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저성장 기조와 급속한 고령화가 금융시스템 위험 요소라고 지목했다. 금융 시스템상 스트레스 상황이 닥칠 경우 지방은행은 물로 정부소유의 은행까지 영향권 내에 들어있다고도 설명했다. 전세자금을 주식투자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 전세 제도와 주식 시장 간 상관관계가 커졌다는 분석도 내왔다. 한국의 집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만큼 하락할 경우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IMF의 한국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IMF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복원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12가지 권고 사항을 내놨다.
IMF는 한국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고령화에 따른 인구학적 변화와 잠재적 부작용을 내포한 금융기술 등 세가지를 지목하면서 ‘한국 금융시스템의 도전요소’라고 설명했다.
IMF는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상태로 분석된다면서도 금융업권의 위험 요소에 대해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할 경우 큰 영향을 받는 금융업권은 지방은행과 상호저축은행 정부소유 은행 중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IMF는 “저금리, 핀테크와 비은행 금융기관 등 등장에 따른 경쟁심화 때문에 은행 및 보험업권의 미래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며 “고령화에 의한 인구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저축·가계대출·소비·투자행태의 변화는 지속적인 구조적 부담을 초래함으로써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 통합 필요 가능성도 내놨다. IMF는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 시장에 진출함으로 인해 은행은 수익성 저하 및 탈금융중개화(disintermediation) 압력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은행 통합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며 “예금자와 가계의 수익추구 경향 심화는 高위험 자산관리 서비스 및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낮은 파생증권상품의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비(非)지주 금융그룹 등 금융시스템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주체들도 시스템 리스크 모니터링 대상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 외환 및 자본유출입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보다 다양한 정책수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외국환시장을 포함한 역내 금융시장을 보다 발전시켜야 한다”며 “주택시장 금융구조 및 묵시적 보조금, 연금시장, 정부소유은행의 전반적인 역할에 대한 검토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MF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에 준하는 집값 하락 충격이 발생하면 고령층 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취약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요 은행에 기업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에 대한 경기대응 완충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에 대한 완충자본 적립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고령층의 가계대출 비중이 크다는 점 등 가계부채와 관련한 여러 취약 요인을 얘기했는데, 전세보증금의 주식 투자 때문에 나중에 돌려주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IMF는 현행 추세가 이어지면 국민연금이 2057년께 소진될 것으로 보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가'로 분류돼 정기적으로 FSAP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평가는 2003년, 2014년에 이은 세 번째 평가로, IMF는 지난해 2차례 현장 평가를 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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