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대검 인권부에서 하는 진상조사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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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은 17일 “윤 총장이 이날 대검 인권부장으로부터 관련 사건의 진상조사 중간 결과를 보고받았다”면서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된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채널A 관련 고발 사건이 접수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형사1부에서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MBC를 고소한 사건까지 포함해 관련 수사를 중앙지검 한 곳에서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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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검찰 수사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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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
대검찰청은 17일 “윤 총장이 이날 대검 인권부장으로부터 관련 사건의 진상조사 중간 결과를 보고받았다”면서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된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채널A 관련 고발 사건이 접수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형사1부에서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MBC를 고소한 사건까지 포함해 관련 수사를 중앙지검 한 곳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어 “언론사 관계자, 불상의 검찰관계자의 인권 침해와 위법 행위 유무를 심도있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며 “또 향후 대검 인권부 진상조사가 종료 되는대로 신속하게 결과보고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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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조사로 한계”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총장이 이런 지시를 내린 건 기존 조사방식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검찰은 사건의 진위 파악을 위해선 MBC 보도에 등장한 음성 파일 원본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지난달 31일 MBC는 채널A 기자가 현재 수감 중인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대표 측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자가 윤 총장 최측근인 현직 검사장과의 통화 녹취를 들려주며 압박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채널A 측과 해당 검사장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채널A는 해당 기자와 검사장이 언론에 보도된 취지의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대검에 밝혔다. 그렇다고 이철 전 대표 측에게 들려준 음성이 누구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대검은 채널A와 MBC에 보도의 근거가 된 녹취록 전문과 음성파일 원본 등을 제공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두 언론사 모두 아직 자료를 보내지 않았다. 채널A 측은 아직 사내 진상규명을 마치지 못했고, MBC측은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대검 인권부는 이철 대표 측을 협박했다는 검사장이 실제로 누구인지, 그 검사장의 비위 혐의가 무엇인지 확인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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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가 2015년 6월 방송한 다큐멘터리 '집단지성'. 가운데 이철 전 VIK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신라젠 행사에서 자리를 함께한 모습. MBC는 채널A가 유 이사장과 신라젠의 연루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철 전 대표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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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취재방식도 조사”…반전 생기나
주목할 부분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MBC 취재 과정 및 보도 내용의 문제점’까지 포함해 사건을 전반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다. 윤 총장 측근이 채널A 기자와 유착했다는 MBC 보도 내용이 과장됐거나 오히려 취재 윤리를 어겼을 가능성까지 전제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유튜버 유재일씨에 의해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며 사건의 실체가 MBC 보도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녹취록에는 이철 대표 측 대리인이 먼저 여야 인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윤 총장 측근 검사장의 실명을 유도하는 듯한 대목이 등장한다. MBC 내부 인사인 이보경 국장이 자사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 검찰이 핵심 관련자들을 소환하거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다. 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방식은 수사팀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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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가 2015년 6월 방송한 다큐멘터리 '집단지성'. 가운데 이철 전 VIK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신라젠 행사에서 자리를 함께한 모습. MBC는 채널A가 유 이사장과 신라젠의 연루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철 전 대표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4/17/0af0d38c56e9476ba9275a1bf89ce7b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