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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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자마자 검찰이 '라임 사태'와 신라젠 관련 수사의 빗장을 풀고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돌입했다.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멈춰섰던 수사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한편 여권이 국회 의석을 180석 이상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정권 관련 수사를 이끄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윤 총장이 흔들림없이 수사를 진행할 것이란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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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라임·신라젠 수사 본격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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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전날 라임자산운용 관여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공무상 비밀누설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한 후 이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복귀한 후 금융감독원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당초 금융감독원 소속 팀장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다. 그는 파견 근무 중에 라임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이용학 전 신라젠 대표와 곽병학 신라젠 전 감사의 신병도 확보했다.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신라젠의 전직 임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라젠이 개발하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신라젠의 현 경영진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조만간 문은상 신라젠 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역시 회사 내부 정보로 수천억대의 주가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 대표 조사 후 역시 신병 확보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이전까지 라임 사태와 신라젠 수사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알려졌다. 그러다 선거가 끝난 당일부터 매우 빠른 속도로 수사가 진전되는 분위기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미 수사팀 안에서는 상당 부분 핵심 관계자에 대한 피의 사실이나 관련 물증 확보 등이 이뤄진 상황에서 선거를 의식해 일부러 멈춰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총장은 총선 한달여를 남겨두고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사건에 대해 철저히 함구할 것을 검찰 내부에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전현직 인사들이 추가 기소 여부 대상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도 소환 조사를 중단하고 수사를 잠정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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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선택한 정권 수사, '불순한 의도' vs '떳떳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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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정권에 대폭 힘을 실어줬음에도 검찰이 정권을 겨냥한 듯한 수사로 치고 나오는 것이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윤 총장이 최측근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으로 감찰 압박을 받고 있고 장모와 부인에 대한 고발이 잇따르면서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이와 관련해 한 검찰 간부는 "거꾸로 여권이 180석을 얻고 정치적 지형이 불리해졌다 하더라도 윤 총장 자신은 떳떳하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유불리를 따졌으면 선거 결과가 난 다음날부터 바로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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