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 착취 단체대화방인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의 주요 공범 혐의를 받는 강훈(18·대화명 부따)이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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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주도한 '박사' 조주빈(25)의 공범이 강훈(19)이 포토라인에 섰다. 대화명 '부따'로 활동한 강훈은 목에 깁스를 하고 고개를 뻣뻣이 든 조주빈과 달리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17일 오전 8시 정각 가랑비가 흩날리는 서울 종로경찰서 본관 정문에 강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된다.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본관 앞 주차장을 가득 채운 취재진, 경찰, 시민의 이목이 강훈에게 집중됐다.
2001년생 강훈은 미성년자로서는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공개는 조주빈에 이어 두 번째다.
강훈 측은 신상공개를 멈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법원이는 이를 기각했다. 미성년자인 강훈 미래 등 사익보다 신상공개에 따른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서다.
강훈은 문 앞으로 나오기 전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입꼬리를 내린 그의 표정은 '울상'이었다. 회색 바람막이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안에 후드티를 입었지만 모자를 뒤집어쓰지는 않았다. 투블럭 스타일 검은 머리를 한 겉모습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의 모습이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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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은 본인 때문에 피해 입은 분들께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며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힘없는 목소리에서 약간의 떨림이 느껴졌다.
강훈 발언에 미리 준비된 듯한 내용은 없었다. 앞서 포토라인에서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 "피해 입은 유명인들에게 죄송"하다는 등 준비된 듯한 말을 남긴 조주빈과는 차이를 보였다.
"조주빈 측에서 시킨대로 하는 것 맞나"는 등 취재진 질문을 받을 때도 강훈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조주빈의 유명인사 협박 범죄에도 개입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훈은 굳게 입을 닫았다.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강훈은 현재 범죄 수익금을 들고 달아나려 했다거나 조주빈의 유명 인사 협박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10~20초 정도 질문을 받던 그는 양팔을 붙잡은 경찰 관계자에 의해 송치 차량으로 끌려갔다. 앞으로 포승줄에 묶인 두 손이 보였다. 차에 타는 순간에도 "죄책감 없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17일 오전 8시 서울종로경찰서 앞에서 강훈 송치를 바라보며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사진=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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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이 본관 앞에 주차된 송치 차량을 타려는 순간 정문 담장 밖에서부터 "너희는 모두 살인자다"라는 함성이 들렸다. 조주빈 송치 날과 마찬가지로 종로서 정문 앞에는 텔레그램 성착취 강력 수사·처벌을 요구하는 시민 5명이 강훈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관련 손팻말을 들고 "n번방에서 감방으로", "그 방에 입장한 너희는 모두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관련 수사와 처벌을 하게 될 사법기관을 바라보고 있다"며 "미성년자라도 텔레그램 성착취 방에 있던 모두를 신상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가 멈출 때까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완화되면 더 많은 분들이 모이는 길거리 집회도 열릴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강훈 등은 피해자 신상을 털어 가해자들 앞에 공개해 범죄를 벌였다"면서 '자신 신상은 공개 말아달라고 법원에 소송 낸 게 말도 안 된다"고 소리 높였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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