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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80석 거대 여당 탄생

[뉴스분석]180석 ‘절대권력’…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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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여당 된 민주당, 민주화 이후 ‘최대 의석’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6일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에 대해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희두·송영길 공동선대위원장, 이낙연·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박주민 공동선대위원장.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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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했다. 범진보세력 전체를 합하면 190석을 얻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정당이 확보한 최대 의석이다. 시민들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권력을 민주당에 안겼다. 3당 합당 등 정치사에서 공룡 정당이 없진 않았지만 민주당의 총선 성과는 차별화된다. 청와대와 정부,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통째로 장악한 것이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은 민주당엔 기회이자 위기 요인이다. 개혁·민생과제를 책임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점이 전자라면 사실상 견제받지 않는 거대 정치세력이라는 점은 후자에 가깝다. 민주당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180석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정부·지자체 이어 의회까지 장악

견제 없는 권력은 ‘기회이자 위기’


지역구 이겼지만 정당 득표 33%

“야당과 계속 소통하는 자세 필요”

총선 결과로 민주당은 국회 운영에서 막강한 권력을 얻었다.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헌법 개정안 처리 빼고는 예산안 및 일반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산적한 개혁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담대한 개혁’을 말한 것에서도 이 같은 구상이 읽힌다. 이는 민주당에도 기회 요인이다.

180석이 기회 요인이 되려면 코로나19 대응을 통한 위기 극복과 사회 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제 안정으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 민주화로 위기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코로나 이후 사회를 위한 기후위기·환경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에도 180석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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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개혁에 힘을 얻게 됐다. 사상 최악의 국회로 지적받았던 20대 국회 때처럼 더 이상 야당 탓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은 20대 국회 임기 동안 ‘n번방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성착취 범죄 대책을 비롯해 관련 입법 처리가 거대 여당의 신뢰를 확인하는 첫발”이라고 말했다.

반면 180석이 민주당을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총선 결과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정당 득표율 33.35%의 지지를 받았다. 의석은 그 이상이다. 더시민과 범여권 비례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의 득표율을 합해도 50%대인 문 대통령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다. 민주당의 총선 성적은 문 대통령 지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1대 국회는 다당제 몰락, 양당체제 재편, 지역주의 부활이라는 정치 퇴행을 초래했다. 이는 민주당의 책임이 적지 않다. 정치개혁에 앞장서지 않으면 180석은 민주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지도부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무겁고 무서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늘 겸손한 자세로 신뢰의 정치, 유능한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통화에서 “민주당의 180석의 무게는 ‘권한’이 아니라 ‘부담’이 될 수 있는 의석”이라며 “야당과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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