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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80석 거대 여당 탄생

[180석 거대 여당 탄생]민주당 ‘원톱’ 국회…개헌만 빼고 모든 입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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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상임위장 18개 중 12개 확보 ‘절대권력’ 구축

쟁점 법안 ‘단독 패트 처리’ 할 수 있어 선진화법 무력화

‘독주’ 경계 목소리…정의당 등 ‘협치’ 중요성은 더 커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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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시민당이 180석을 차지하면서 21대 국회는 ‘거대 공룡’ 여당이 주도하게 됐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을 포함하면 범여권 의석은 190석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정당이 전체 의석의 5분의 3(180석) 이상을 확보한 전례가 없는 만큼 강력한 입법권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재적의원 3분의 2가 필요한 헌법 개정을 빼면 예산안을 비롯한 모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견제와 합의 정신이 사라지고 일방적인 ‘독주’로 국회를 운영한다면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은 물론 의회정치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총 180석을 얻으면서 국회 원 구성부터 강력한 운영권을 확보했다. 당장 원내 제1당에 돌아가는 국회의장 자리를 비롯해 교섭단체 소속 의원 비율에 따라 배정되는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18개 중 약 12개를 배정받는다. 연말 예산안을 비롯해 각종 입법 처리를 위한 결정적 관문인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면서 국회는 민주당 원톱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석수 ‘180석’은 국회선진화법이 묶어둔 한계 상황도 무력화할 수 있는 도구다. 여야의 견해차가 커서 상임위 처리가 어려운 쟁점 법안도 180명이 서명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야당이 반대해도 어떤 법안이든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는 ‘자격증’을 얻은 셈이다.

민주당은 우선 당면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위기 극복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국민 여러분의 지엄한 명령대로 코로나19와 경제후퇴라는 국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며 전력하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국정과제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맞물려 권력기관 개혁 등 여야 대립 쟁점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21대 국회에서 집권여당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야당과의 협치 중요성을 역설하는 단면이다. 20대 국회의 다당 구도가 새 국회에선 거대 양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진영 대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구성된 17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개혁입법에 실패했다. 국가보안법 철폐, 언론개혁, 과거사법 개정 등 대부분 쟁점 법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미래통합당·정의당의 3당 구도에선 개혁입법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도 정의당과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중 소수정당 출신 2명이 원래 정당으로 복귀하면 민주당 의석수(더시민 15석 포함)는 178석이다.

전직 국회의장들은 “독단적이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통화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의미는 ‘국회가 일을 하라’는 명령이다. 야당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오만해선 안된다. 더 겸손하게 소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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