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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80석 거대 여당 탄생

[180석 거대 여당 탄생]문 대통령, 첫 화두는 ‘책임 정치’…국정 ‘소신 운영’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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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국정운영 어떻게



경향신문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줄 가운데)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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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국정 장악력 더 상승

공수처·평화정책 속도 낼 듯

과거 정권 레임덕과 큰 차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 강조

여야 협치 대신 ‘책임’ 우선

향후 국회 대치 심화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압승 후 국정운영 화두로 ‘책임정치’를 제시했다.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면한 코로나19 및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기존 국정운영 기조를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회 지형이 민주당 대 미래통합당의 양당 구도로 재편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화두로 ‘협치’보다 ‘책임정치’를 강조함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거대 여당과 보수야당의 대치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책임정치를 강조한 것은 코로나19 대응 등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가 여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국난 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 힘을 실어주셨다”는 것이다. 국민이 정부를 지지해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으니 정부도 국민을 믿고 소신껏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국가 비상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책임 역시 더욱 요구된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것이 총선 민심에 담긴 ‘간절함’에 부응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국민이 지방권력에 이어 의회권력까지 여당에 몰아준 만큼 더 이상 ‘야당 탓’을 하기 힘들어진 상황도 감안했음직하다.

향후 국정운영은 온전히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는 것이다.

야당에 대한 자신감도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족수인 원내 180석을 확보한 여당은 개헌을 제외한 모든 입법이 가능하다. 총선에서 겨우 103석을 얻을 정도로 타격을 받은 통합당은 당분간 지도부 책임론 등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총선에서 민심의 무서운 심판을 받은 터에 정부 정책에 무작정 반대하기도 쉽지 않다.

이번 총선으로 양당 체제가 되면서 유력한 제3정당이 소멸한 것도 협치보다 책임정치를 앞세운 배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당 구도가 되면서 미래통합당과의 대연정이 아니면 손을 건넬 데가 없다”며 “야당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협치라면 몰라도 연정 같은 형태의 협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분간 코로나19 및 경제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다른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라며 “다른 문제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선거는 끝났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운영 등 검찰개혁도 한층 수월해질 공산이 크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보건 분야 협력 등을 고리로 남북 협력의 폭을 확대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가동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국가 위상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 패배→레임덕→당·청 균열’로 이어지곤 하던 과거의 집권 후반기 패턴과 달리 당·청 관계 역시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가 여당의 압승 요인으로 꼽히는 터라 여권에서 문 대통령의 구심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집권 후반기에 도리어 국정 장악력을 한껏 끌어올린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 집권 2기가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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