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태호 역할론 부상
중도 대변 유승민 등판론도
선거를 책임지는 황 전 대표는 결정적 순간마다 미흡한 대처로 일관했다. 이번 총선에서 접전지역 판세에 치명타를 날린 것으로 꼽히는 ‘차명진 세월호 막말’ 대응이 대표적이다. 차 후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황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를 열었지만 제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최고 수준의 징계’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윤리위원회를 소집했다. 결과적으로 ‘탈당 권유’를 받은 차 후보는 이후 더욱 노골적인 발언들을 이어갔고, 최고위가 뒤늦게 윤리위를 생략한 채 제명 조치를 취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차 후보는 통합당 후보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당 관계자는 “황 전 대표가 윤리위원장과 정치적 조율만 했으면 끝났을 문제였는데,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공천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황 전 대표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뒤늦게 힘싸움을 벌인 끝에 공관위원장을 사퇴시킨 데 이어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한선교 전 대표를 사퇴시키고 공천 명단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황 전 대표가 사전 조율에 실패한 것도 문제지만, 뒤늦게 무리수를 쓰면서 상황이 수습되기는커녕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공천이 부실해지면서 역량 부족 후보들이 공천을 받고, 막말 논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다.
차기 주자들 상당수가 원내 진입에 실패하면서 통합당은 리더십 공백에 놓이게 됐다. 이 때문에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대구 수성을)나 김태호 전 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의 역할론도 부상한다. 다만 이들이 영남권 출신이란 점에서 중도층 표심을 대변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유승민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19석을 얻은 미래한국당은 통합당과의 합당 외에 무소속 당선인이나 통합당 당선인을 영입해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꾸리는 안도 고민하고 있다. 3석을 얻는데 그친 국민의당이 보수정당과 결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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