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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80석 거대 여당 탄생

[180석 거대 여당 탄생]지도부 1명 빼고 모두 낙선 충격패…통합당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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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자세도 못 갖추고 지지 요청해 송구” 고개 숙여

유일한 생존 조경태 대표대행·비대위 체제 전환 등 거론

“완전 탈바꿈해야” 자성…세월호 추모 논평서 막말 사과



경향신문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4·15 총선 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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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참패 결과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은 16일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걸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5일 밤 황교안 대표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고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대부분이 낙선하면서 당장 지도부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됐다. 당내에서는 “감수성·공감·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당이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김세연 의원)는 자성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선거 결과를)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아쉽지만, 정부·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며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살려주셔야 한다”고 했다. 그가 선 연단 뒤로는 ‘국민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지역구 253석 중 84석을 얻었다. 의석수가 299석으로 늘어난 1992년 14대 총선 이후 통합당 계열 보수정당의 지역구 의석이 100석 밑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비례대표 의석인 미래한국당 19석까지 더해도 총 103석에 그친다. 개헌저지선(101석)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121석) 의석수는 16석에 불과하다.

당내에서는 참담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총선 결과에 대해 입을 여는 것도, 해결책을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를 꺼내지도 못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 당시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해체를 주장한 김세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결과가) 놀랍지는 않다”며 “잘되길 바랐지만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감수성이 없으니까 공감·소통 능력이 없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하지만 국민들은 들어주지도 않고 오히려 혐오감만 생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당이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당장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할 상황이지만 충격 여파로 회의 소집조차 못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확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대부분이 낙선해 현 지도부로는 선거 수습의 동력도 떨어진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경태 최고위원이 당대표 대행을 맡거나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방법, 당선인 가운데 먼저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통합당은 이날 선거 참패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세월호 막말’과 관련해 세월호 6주기 추모 논평을 냈다. 김성원 대변인은 “통합당은 단 한 번도 그 아픔을 가벼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일부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2년간 세월호 참사 주기에 관련 논평을 낸 적이 없다.

임지선·김상범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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