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양분 지역주의 한계
어렵게 쌓은 기반 무너져
TK ‘도로 민주당 불모지’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민심이 미래통합당을 선택하면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어렵사리 구축한 ‘낙동강 벨트’를 최소 수준으로 지켜내는 데 그쳤다. 부산 ‘독수리 5형제’는 김해영·김영춘 후보의 탈락, 전재수·박재호·최인호 당선인의 신승으로 사실상 와해됐다.
TK는 민주당 후보가 한 석도 얻지 못하며 ‘도로 민주당 불모지’가 됐다. 지역주의 완화를 외치며 대구 표심을 파고들었던 김부겸 의원은 끝내 대구 수성갑의 보수 결집을 넘지 못했다. 보수 후보들에게 표가 몰린 TK는 통합당 또는 통합당 계열 무소속 의원으로 싹쓸이됐다. 대구 12개 지역구 중 11곳은 통합당 후보가, 1곳은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당선됐고 경북 13곳도 모두 통합당이 가져갔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16일 KBS 라디오에서 “지역주의가 부활한 것 같다”며 “코로나19 난국을 문재인 정부가 선방했는데, 부산·경남, 대구·경북에서는 잘 안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지도의 축소판처럼 반으로 나뉜 충청권 민심도 앞으로 민주당이 넘어야 할 과제다. 충청 총선 결과도 표면상으로는 민주당이 압승한 것이지만, 당내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대전·세종에서 모든 의석을 확보하며 과반 의석 기반을 다졌지만, 충북·충남에서 각각 5 대 3, 6 대 5로 통합당을 근소하게 제쳤다. 특히 충북 청주상당, 청주서원, 증평·진천·음성 등 민주당 후보가 이긴 곳에서는 통합당 후보를 3~4%포인트 차이로 겨우 따돌렸지만, 충북 충주, 제천·단양, 보은·옥천·영동·괴산 등 통합당 후보가 승기를 잡은 곳에서는 적게는 6%포인트, 많게는 15%포인트까지 뒤처졌다. 민주당 당선인이 나온 곳 대부분이 혁신도시 등 젊은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도심지라는 점도 해결 과제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렵사리 쌓은 영남 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고,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 표심이 엇갈린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 결과로 약세지역 총선 기반이 나아질 것을 기대했으나 생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영남·충청권의 민심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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