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인사이드스토리]인보사,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임상 3상 재개로 코오롱티슈진 상폐 심사 연기 미국 시판 허가가 관건…그 전까진 큰 기대 어려워 [비즈니스워치] 권미란 기자 rani19@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임상 환자 모집을 중단한 지 1년여만인데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힘입어 국내에서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인보사는 국내에서 지난 2017년 2월 시판허가를 받고 환자들에게 약 2년간 투여가 이뤄졌는데요. 지난해 미국 임상 3상 과정에서 주성분이 허가 자료로 제출했던 연골 유래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임상을 잠정 중단했죠.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생산 및 판매 중단에 이어 품목허가 취소 처분까지 내려졌습니다. 또 한국거래소는 인보사를 등에 업고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 대표는 주성분의 세포가 다르다는 사실을 숨긴 채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 중입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당시 세포 분석 기술이 미흡했던 탓에 인보사의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발 단계부터 허가에 이르기까지 골관절염 치료제로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인보사는 이번 미국 임상 3상 재개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까요. 먼저 긍정적인 측면을 꼽자면 코오롱티슈진의 최종 상장폐지 결정이 연기됐다는 겁니다. 한국거래소는 개선 기간을 당초 오는 10월에서 내년 5월 10일까지 유보하기로 했는데요. 코오롱 측은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면서 자료 확보 등 보다 철저하게 개선 계획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죠.

다만 당장은 크게 달라질 게 없습니다. 이미 국내 보건당국은 물론 국민적인 신뢰를 잃어버린 만큼 이 사태를 뒤집으려면 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을 모두 마치고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까지 획득해야 합니다. 그러면 국내에서도 재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긴 하는데요.

비즈니스워치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작용기전(사진=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임상 3상 기간이 평균 3년에 달하고, 이후 허가를 위한 심사 기간도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린다는 겁니다. 국내에선 4년여 동안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인보사의 제조·판매 품목 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탭니다. 하지만 허가 자료에 다른 세포를 기재한 건 분명한 만큼 허가 취소가 번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특히 허가 자료를 제출할 당시 잘못 알았던 세포를 변경하는 방식만으로 다시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건당국은 처음부터 다시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임상 1상부터 다시 시작하려면 5~8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추가로 투입해야 합니다. 코오롱은 인보사의 주성분을 연골세포로 이름만 잘못 알았을 뿐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결과는 달라질 게 없는 만큼 임상을 다시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투자자와 투약환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들만 총 700억원 대에 이르는데요. 우선 투자자들은 뒤바뀐 세포로 피해를 입은 만큼 미국 임상 3상 재개가 해당 소송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약 환자들의 경우 인보사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는데요. 환자들이 직접 인보사로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코오롱은 국내 임상과 미국 임상결과를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을 내세울 겁니다. 미국 임상 3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피해 소송이 코오롱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는 거죠.

구속 중인 이우석 대표의 소송 건은 인보사의 세포가 뒤바뀐 사실을 알면서 허가를 받았는지가 관건이어서 미국 임상3상 재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결국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승인만으론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겁니다. 미국에서 최종 허가를 받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세계에서 인정받아야 국내에서도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건데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 소식이 긍정적이긴 하나 당장 국내 소송이나 허가 취소 등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내 보건당국이 FDA의 의약품 정책 및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는 만큼 인보사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허가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