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세월호 침몰 전 마지막 문자 메시지들 모음’이라는 제목으로 학생들과 가족들이 나눈 문자 메시지 사진들이 올라왔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사고 현장에 있을 당시 가족, 지인들과 나눈 카톡 내용이었다.
한 학생은 누나에게 “배가 이상해 쿵소리 났어. 누나 사랑해. 그동안 못해줘서 미안해”라고 용서를 구하며 “엄마한테도 전해줘 사랑해. 나 (하늘에 계신)아빠한테 간다”고 마지막 인삿말을 건냈다.
다른 학생은 빨리 구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학생은 “지금 너무 무섭다. 문자를 본 구출받은 애들은 제발 선생님한테도 알려주고 (우리)살아있다고 말해줘”라며 “이게 마지막 문자라면 문자보낸 애들 다 고마웠고 사랑했어. 꼭 구출되서 다 같이 보자. 나처럼 구출 못된 애들도 구출되서 다같이보자”고 친구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또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났던 막내아들의 “사랑해요” 고백에 “아빠도 사랑한다”고 답한 아버지는 뒤늦게 세월호 소식을 접한 듯 “사랑한다 아들아 제발 무사히 살아만 있어다오”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시간이 지나도 가족들의 그리움은 여전했다. 한 학생의 아버지는 “아가 잘 있었니? 아빠 늙어 죽어 가도 잊어버리면 안돼. 응? 아가, 할머니는 어떡하니? 너 없는 세상 뭐라고 말해야 되니. 답 좀 해다오. 아빠가 많이많이 사랑해. 점심 잘 먹고 친구들과 잘 지내렴” “하늘에 별이된 내 사랑 저녁 먹었니?” 등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후 아버지는 깜짝 놀랄 만한 답을 받았다. “전 잘 지내고 있어요. 아빠도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세요. 그리고 전 정말 괜찮으니까 천천히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내다가 오세요. 사랑해요”라는 내용이었다. 희생된 학생의 번호로 휴대폰을 개통한 사람이 자녀인 척 메시지를 보내온 메시지였다.
아버지는 “행여 번호가 세월호로 희생된 애기 것이라고 기분이 나쁘진 않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 어디 사시는 분인지는 몰라도 오래써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자녀의 번호 사용자는 “○○가 저한테 이 번호 줬다고 생각하고 오래오래 소중히 잘 쓰고 항상 ○○기억하도록 할게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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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들이 공개되자 추모의 댓글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가슴이 미어진다” “당시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미안하다” “그곳에서 부디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세월호는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0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전복돼 침몰했다. 탑승객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기위해 배에 오른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 관광객, 선원 등이었다. 전체 탑승자 476명 중 172명이 구조됐으며 299명 사망, 5명이 실종됐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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