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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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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만 6연승…‘대추방망이 박병석’ 차기 국회의장 0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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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전 서갑에 출마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15일 대전 서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확정 소식을 전해들은 뒤 기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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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방망이’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전 삼성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 교사가 ‘꼬마 박병석’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남달리 옹골지고 야무진 구석이 있다면서다.

그 ‘대추방망이 박병석’은 이제 차기 제21대 국회에서 입법부 수장을 바라보고 있다. 4ㆍ15 총선에서 대전 서갑에 출마한 그가 이영규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고 6선 고지에 오르면서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최다선이다. 통상 제1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은 관례에 비춰볼 때 박 의원이 사실상 ‘0순위’로 예약해둔 셈이다. 박 의원은 당선 확정 후 “대전 서갑 주민들이 한국 정치의 새로운 역사를 직접 써주셨다”며 “대한민국 정치의 큰 일꾼, 대전 발전의 든든한 힘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 출신의 박 의원은 1997년 대선 당시 충청의 맹주 자민련 대신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 특유의 성실성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대전이 민주당 계열 정통 야당의 불모지로 꼽히던 2000년 DJ의 직통 전화를 받고 제16대 총선에서 대전 서갑 선거에 출마해 첫 깃발을 꽂았고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6연승을 했다. 한 지역구에서, 당을 옮기지 않은 채 하나의 당적으로 내리 6선을 한 건 국회 역사상 극히 이례적이다.

Q : 6연승을 이끈 힘은 뭔가.

A : 1년에 300번 이상 KTX로 서울-대전을 오갔다. 하루에 4번 오간 날도 많다. 그렇게 지역 활동을 하고, 의정활동도 하면서 NGO가 주는 국감 우수의원상을 16번 받았다. 지역 예산이나 의원외교 활동 면에서도 시진핑 중국 주석을 단독으로 만나는 등 성실하게 해온 것을 주민들이 평가해주신 것 같다.

Q : 지역 주민들은 뭐라 하는가.

A : 주민들은 자주 저에게 “박 의원은 초선 때랑 똑같아” 하신다. 제 정치철학 중 하나가 ‘공직자는 어항 속 물고기’라는 것이다. 1999년 서울시 정무부시장 재직 이후부터 여태 '24시간 누가 나를 보고 있다'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공직자로서 금전 문제 등 한번도 구설이나 잡음이 없었던 것도 주민들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

Q : 차기 국회의장이 된다면 어떤 국회를 만들고 싶은가.

A : 한마디로 싸움질하지 않고 일하는 국회, 품격 있는 국회다. 제가 의회주의자로서 국회 개혁을 확실하게 해나갈 거다. 지금까지 사법개혁, 행정개혁은 돼 있는데 입법개혁이 안 돼 있다. 이번에 우리가 압도적 다수당이 됐으니까 오히려 개혁할 수 있는 여건은 돼 있다고 본다.

Q : 입법부 개혁을 위해 생각하는 계획은.

A : 세 가지다.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회의에 결석하는 의원들에 대한 세비 삭감, 윤리위원회의 외부인사 참여, 그리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이다. 윤리위는 반드시 상설화해야 한다. 이번에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 사례 보지 않았나. 곧바로 제명하지 못하지 않나.

Q : 또 역점을 두고 싶은 게 있다면.

A : 의원 외교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내각책임제 국가이기 때문에 의원 외교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의원 외교를 책임지고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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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갑 당선인이 지난 13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시장 앞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을 때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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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동안 힘든 고비도 있었을 텐데.

A : 제 마음속에 항상 새기고 있는 게 ‘민심은 바다와 같고 정치인은 그 위 배와 같다’는 거다. 민심은 배를 순항시키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항상 두렵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게 민심이다.

Q : 이번에 민주당에 180석을 준 유권자의 뜻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 코로나19의 조기 종식과 경제위기의 돌파, 이것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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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경색된 정국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열린 여야중진협의체 오찬 모임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 자리에는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청원, 정몽준, 이인제, 김무성, 남경필, 정의화 의원 등이 참석하고, 민주당에서는 국회 부의장이던 박병석 의원과 문희상, 이석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앞쪽부터 왼쪽으로 남경필,이석현,정몽준,서청원,문희상,이인제,정의화,김무성,박병석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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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국난 위기의 시대에 초당적 협력을 했더라면 다른 선거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며 “야당이 당리당략과 국익을 혼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가 국회에 1000억불(당시 환율로 약 140조)에 대한 긴급지급보증을 요청해오자 제1야당이던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 협상 대표였던 자신이 조건 없이 즉각 사인한 일을 떠올리며 “이번에 통합당이 국난 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고 했다.

박 의원 다음 국회의장 후보군으로는 5선의 김진표ㆍ변재일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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