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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마음에 간직하려고…” 세월호 6주기 추모 발길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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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행사 대부분 취소…마스크 쓴 시민들 개별 추모

녹슨 조형물·빛바랜 리본들, 진상규명 없이 흘러버린 시간 대변

아시아경제

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이 방파제를 따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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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서영서 기자] “2014년 4월 16일. 화가 나기도 하고 어이 없었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세월호 6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만난 김선미(54·여)씨는 울먹이며 말했다.


김씨는 “당시 일을 하던 중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고, 전원 구조라는 말을 들었다”며 “전원 구조라는 말은 믿지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1주기, 2주기, 3주기 시간이 지날수록 팽목항에 꼭 와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하고 광화문에만 갔었다”면서 “6주기인 오늘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 찾아오게 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렇게 슬퍼하고 꼭 한번 오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자신의 딸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또래여서다. 그래서인지 세월호가 더 가슴 속에 남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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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에서 온 김선미씨가 세월호 6주기를 맞아 팽목항 기억관에서 추모하고 있다.


그는 “부모의 맘은 모두 똑같을 것이다. 이곳에 너무 늦게 와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과 함께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내 자신도 마음이 이런데 유가족들은 어떠하겠냐”며 “하루빨리 세월호에 대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 조금이라도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차디찬 바다와 나부끼는 바람은 6년전 오늘과 같았다. 팽목항 한쪽에 마련된 ‘기억관’에는 단원고 아이들의 사진이 그대로 걸려 있었고 희생자 한명 한명 이름을 불러주는 영상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팽목항에서의 시간 만은 6년전 그날에서 멈춘 듯 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모습은 녹슨 추모기념물과 빛바랜 노란 리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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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은 16일 팽목항에 빛바랜 노란 리본이 나부끼고 있다.


전북 임실에서 왔다는 추모객 이성민(55)씨는 “매년 4월 16일이면 시간을 내서 이곳에 오고 있다”며 “하루빨리 진상규명이 진행되고 이런 대형 재난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총선에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점심 무렵이 되자 추모객들의 발길이 하나둘 이어졌다.


가족들과 함께 온 최용감씨는 팽목항을 한 바퀴 둘러본 후 기억관에서 추모를 마치고 ‘모든 진상이 명명백백 드러나길 기도합니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시길…’이라고 방명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 신항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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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목포 신항을 찾은 추모객들이 거치돼 있는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는 모두 취소됐지만,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별적으로 방문해 추모했다.


오전 10시에는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가 세월호 선체 앞에서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 기억식’을 간소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임기태(61)씨는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기억은 희미해지고, 다짐과 약속은 녹슬고 있다”며 “나부터 다시 한번 다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아이들을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호남취재본부 서영서 기자 newsfac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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