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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180석 거대 여당 탄생

욕먹던 '180석' 현실로···유시민 "그 말 안했으면 200석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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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안 했으면 200석도 확보했을 텐데, 안 했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범진보 180석’ 발언으로 여권에서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대 총선 개표가 한창 진행되던 15일 밤 KBS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총선을 닷새 앞둔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발언했다.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그런 호언을 하는 사람은 저의가 있다”고 비판했다.



현실이 된 ‘180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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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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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의 발언에 수세에 몰렸던 통합당은 ‘정권 견제론’으로 선거 전략을 수정하며 선거 직전 마지막 주말 새 여권에 대해 맹공을 쏟아냈다. “오만이 극에 달했다”(황교안 대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유승민 의원)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유 이사장도 선거 전날인 14일 ‘알릴레오’에서 자신이 내놓은 ‘범진보 180석’ 전망을 통합당이 왜곡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압승이 아니고 통합당의 선전으로 나타나면 저는 돌 맞아 죽게 생겼다”라며 “희망 섞인 기대였다. (통합당이) 빌미가 필요했는데 제 잘못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본 투표 개표 결과 유 이사장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개표율 99.2%를 기록한 16일 오전 7시30분 현재 민주당 소속 후보는 지역구 253곳 가운데 163곳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예상 의석 17석과 열린민주당 3석을 더하면, 범민주당 의석 만으로만 183석에 이른다. 여기에 유 이사장이 ‘범진보’로 한데 묶었던 정의당의 예상 의석수(6석)를 더하면, 범진보 의석이 무려 189석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역구 84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예상 의석수(17석)를 더해 100석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80석’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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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이종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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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180석’의 위력은 상당하다. 우선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상당수 가져가면서 각종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좌우하게 된다.

또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 가능한 대부분의 사안에서 야당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코로나 19 대책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도 할 수 있게 됐다. 국회 선진화법은 1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석의 5분의 3(180)을 기준으로 하는 각종 장치를 마련했는데, 여권의 180석 확보로 이런 장애물을 모두 넘어설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의석의 3분의 2(200석)가 필요한 개헌 외엔 거의 모든 일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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