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민심은 안정을 선택…정부·여당 ‘국정 운영’ 탄력
통합당, 전국 단위 선거 초유의 4연패…서울 강남·영남 ‘독식’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악수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위기 등을 극복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을 지지하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다.
미래통합당은 목표했던 제1당 확보에 실패했지만 영남권과 서울 강남 등을 차지하면서 참패는 면했다.
21대 국회는 현재 다자 구도에서 다시 민주당과 통합당의 거대 양당 구도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내내 지속된 양극화 정치가 양당 지지층을 총결집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여당은 국정운영 동력을 얻게 됐지만 향후 전개될 대선 레이스에서 진영 대결이 첨예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6일 오전 1시 현재 개표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 157곳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격인 더불어시민당이 정당득표를 통해 얻을 16~17석을 더하면 과반인 151석 이상 확보가 예상된다. 민생당이나 정의당 등의 의석까지 합하면 ‘범여권 180석’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비례 의석을 노렸던 열린민주당의 ‘바람’은 예상과 달리 2~3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도 민주당 의석수를 지역구 137~157석으로 예측했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잇따라 세 번 승리했다. 이번 총선 승리로 민주당은 헌정사상 전국 단위 선거에서 4번 내리 승리한 정당이 됐다.
반면 통합당은 같은 시각 지역구 90곳에서 1위에 올랐다.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예상 의석인 16~17석을 더하면 110~120석 정도가 예상된다. 통합당은 출구조사에서도 지역구 91~111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실상 두 당은 전체 의석의 약 80%를 차지했다. 4년 전 20대 국회에선 ‘3당체제’가 구축됐지만 이번에는 두 당이 전국을 양분한 것이다.
특히 영호남 쏠림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의 벽이 다시 높아졌다. 민주당은 호남권에서, 통합당은 영남권에서 각각 상대 후보를 압도했다. 20대 국회에서 불었던 국민의당 등 ‘제3당 돌풍’은 잠잠해졌다.
민주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민심의 이동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례없는 감염병 확산에 대해 정부의 치료·방역이 성과를 내자 정권안정론이 경제상황 악화로 커지고 있던 ‘정부심판론’보다 우세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 이후 정국은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으면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행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PK와 서울 강남 지역구들을 회복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참패는 면했지만 정계개편이 불가피해졌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긴급 회견을 열어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가겠다”며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20대 국회를 ‘동물국회’로 만든 보수야당에 경종을 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다당제 국회에서 소수정당들이 사실상 몰락한 것을 놓고 ‘정치 퇴행’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지역주의와 양당 구도의 국회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지 의심스럽다”며 “자칫 정치권의 갈등이 더 첨예화돼 기후 문제나 n번방 사건 등 입법 활동이 절실한 문제를 간과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홍두·임지선 기자 phd@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