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합병·세월호특조위 조사방해·라임·신라젠 등 사건 수사 속도 낼 듯
법무부, '수사-기소' 분리 등 잠정 중단한 검찰개혁 과제 추진
법무부 청와대 검찰 (CG) |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4·15 총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그동안 수사 속도를 조절해온 검찰이 총선 직후 대형 수사를 재개할 전망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주요 현안에 관한 관련 부처 협의도 본격화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범여권과 야권 지지층 결집의 구심점 중 하나가 된 상황에서 이번 총선 결과는 '검찰개혁'의 순항 여부는 물론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수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
◇ 임종석·이광철 등 관여 여부 조사…이재용 5월내 소환 예상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총선 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의 관여 여부를 추가 조사한 후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월 정치적 논란 속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불구속기소 하면서 수사를 일단락했지만,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총선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백 전 비서관 등에 대한 재판의 공소유지에도 힘써야 하는 만큼 남은 수사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총선 이후에는 공소시효가 6개월인 선거사범 수사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은 최근 박근혜 청와대를 겨냥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 방해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 관련자도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 수사를 5월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 조사도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간 최치훈(63)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최지성(69)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의 전·현직 최고위 인사들을 여러 차례 불러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 의혹 수사의 실마리가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혐의와 관련된 김태한(63) 대표이사 등은 사법처리 여부와 범위에 대한 결정만 남은 상황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이 사건 연루자들의 혐의 유무와 형사처벌 대상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서울남부지검이 맡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신라젠 사건 수사도 한층 속도감 있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두 사건은 정치인들의 연루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CG) |
◇ 검찰개혁 논의 구체화할 듯…법무부-검찰 갈등 재연 가능성
법무부는 코로나19로 잠정 연기했던 전국 검사장 회의 개최를 다시 검토하는 등 검찰개혁 주제를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하는 법무부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컸는데, 이 안건이 다시 부각되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재연될 수도 있다.
특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압승한다면 강력한 검찰개혁 드라이브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친문계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의 최강욱·황희석 후보는 당선 시 대대적인 검찰 수술을 예고하기도 했다.
여당은 오는 7월인 공수처 출범 시기를 앞당겨 검찰개혁의 강도를 끌어올린다는 입장이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공수처의 외형이나 권한 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총선 후인 이달 말 2차 자문위원회를 열고 공수처장 인선 등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5월부터는 대검찰청·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제·개정 법령안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면서 검찰개혁 후속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4월까지 제·개정 법령안 초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총장 장모·부인에 대한 고발 사건 및 이른바 '채널A 강압 취재·검언(檢言) 유착' 의혹 고발 사건 등은 검찰에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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