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불지핀 공공 배달앱, 배민 인수 돕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 지난 4~5일 이틀 연속 페이스북을 통해 배달의 민족에 대한 글을 올리고,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공공앱 개발을 선포했다. 2020.4.6/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촉발한 ‘공공 배달앱’이 요기요와 배달의민족 간 인수합병(M&A) 심사 승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M&A 심사 때 경쟁자의 신규 시장 진입 가능성을 ‘경쟁 제한성 완화 요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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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사태로 탄력받은 '공공 배달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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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민 사태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배달앱 개발·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군산시(배달의명수), 인천 서구(배달서구)는 공공 배달앱을 이미 개발·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충북 제천시, 서울 광진구, 울산 울주군 등도 개발을 진행 또는 검토 중이다.

공공 배달앱 확산에 불을 지핀 것은 이재명 지사다. 지난 1일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자 이 지사는 ‘독과점 횡포’라고 비판하며 공공 배달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10일 배민이 사과문을 내고 수수료 체계를 원상복구했지만 공공 배달앱 개발·도입은 계속 확산되는 모습이다.

공공 배달앱은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목에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세금 낭비, 공공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시장 생태계 파괴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함께 공공 배달앱 확산이 요기요의 배민 인수 승인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요기요가 배민을 인수하려면 공정위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공 배달앱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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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배달앱이 '배민 인수'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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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2020.4.6/뉴스1

공정위 ‘기업결합신고 가이드북’에 따르면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때 ‘경쟁제한성 완화 요인’을 고려한다. 기업 간 M&A 성사 시 시장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이를 완화하는 요인이 있다면 최종적으로 경쟁제한성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요 경쟁제한성 완화 요인은 ‘경쟁 사업자의 신규 진입 가능성’이다. 공정위는 “가까운 시일(통상 1~2년) 내 당해 시장으로 신규진입이 충분한 정도로 용이하게 이뤄지는 경우 경쟁제한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배달앱 시장에 적용하면 공공 배달앱의 빠른 확산, 시장 안착은 '경쟁제한성 완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009년 공정위가 인수를 승인한 이베이-지마켓 건이 유사 사례다. 당시 오픈마켓 옥션을 소유한 이베이가 지마켓까지 인수하면 오픈마켓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 독과점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3년간 수수료 인상 금지’ 등 조건을 걸고 인수를 승인했다.

공정위는 인수를 승인한 이유로 ‘시장구조 변동 가능성’을 들었다. 공정위는 “오픈마켓 시장은 신규 사업자 진입이 활발하고 진입 후 지속 성장하는 등 시장구조 변화가 강한 특성이 있다”며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에 따른 경쟁제한 폐해가 향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오픈마켓 시장은 신규사업자 쿠팡이 등장해 1위 업체로 올라서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배달앱은 개발 초기 단계라 시장점유율 면에선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공공 배달앱이 ‘배달앱 시장의 낮은 진입장벽’을 증명한다면 배민 인수 승인 결정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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