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교 변호사, “광주 모시고 갈 것”
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
지난해 3월 이어 두 번째 출석 예정
광주지법, 방청권 33명 24일 추첨
재판엔 불출석…‘골프·오찬회동’ 물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던 중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원이 판매·배포 금지 결정을 내린 '전두환 회고록' 1권. [연합뉴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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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오는 27일 또다시 광주의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13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27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될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지난 10일 받았다”며 “이날 재판에 (전 전 대통령이) 당연히 출석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조 신부는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5·18 당시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생전에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법률검토 결과 재판부가 변경될 경우 피고인이 출석하는 인정신문을 다시 하는 게 맞다”며 “법이면 당연히 지켜야하는 것이고, 저 역시 당연히 모시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불구속기소 된 후 출석을 미뤄오다 지난해 3월에야 재판에 첫 출석한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다 "왜 이래"라며 질문하는 기자를 쳐다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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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면 지켜야"…불출석 가능성도
앞서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지난 6일 공판 준비기일을 다시 열고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출석 허가를 취소하고 27일 인정신문에 출석하도록 했다.
이날 공판 준비기일은 전임 재판장의 총선 출마로 인해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다시 이뤄졌다. 당시 정 변호사는 “재판을 목전에 두고 피고인 출석이라는 문제로 재판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반발했으나 7일 만에 입장을 바꿨다.
정 변호사는 이날 “불출석 상태로 진행되던 재판에서 다시 피고인을 출석하게 해 당혹스러웠으나 재판부 변경에 따른 인정신문의 입법 취지가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출석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처럼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한 후 출석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리 가서는 안 되지요”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출석하면 지난해 3월 11일 재판에 첫 출석한 이후 13개월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된다. 당시 그는 12·12 군사반란, 5·18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1996년 재판을 받은 지 23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 5·18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1996년 재판대에 선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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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측 "재판 희화화 중단해야"
하지만 지난해에도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한 후에야 재판에 첫 출석한 바 있어 불출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광주지법은 27일 오후 2시 열리는 재판에 대한 방청권(33명)을 24일 오전 10시 추첨을 통해 배부한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1일 이후로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허가를 받아 줄곧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지난해 12월 12일에는 40년 전 발생한 12·12를 맞아 1인당 20만원이 넘는 호화 오찬회동을 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고 조비오 신부의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재판에는 불출석하면서 골프와 호화 오찬회동을 하는 것은 재판을 희화화하는 후안무치한 행보”라며 “역사적 사실을 가리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법정의의 측면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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