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바이러스는 무선전파 타고 이동못해…5G 미사용국서도 발병"
일부 외신, 과학적 근거 없는 '가짜뉴스' 전파에 배후조직 존재 의심
5G 네트워크가 코로나19와 무관함을 알리는 WHO 홈피 글 |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5G(5세대 이동통신)를 타고 확산한다'는 황당한 주장이 서방을 중심으로 퍼졌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된 지역이 5G 서비스 출시 지역과 일치한다는 식의 주장이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지역에는 5G 기지국이 있고 5G 기지국이 없는 곳에는 코로나19의 발병이 미미했다는 것이다.
유튜브에는 코로나19 확산 지역과 5G 서비스 지역을 비교한 세계지도를 소개하는 동영상이 등장했고 국내 블로거 중에도 동조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국내 한 블로거는 '이탈리아는 5G 기지국 밀집지역. 무선주파수가 사람을 죽이고 있다', '5G와 AI(인공지능), 모든 것을 연결한다. 크루즈선에도 5G가 설치. 확진자 발생 원인'이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정부에 5G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일부 무선통신 기지국을 겨냥한 방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섰다.
WHO는 최근 홈페이지 코로나19 항목의 '미신깨기'(Mythbusters)' 코너에 실은 글을 통해 "5G 모바일 네트워크는 코로나19를 전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WHO는 또 "바이러스는 무선 전파, 모바일 네트워크를 타고 이동할 수 없다"며 "코로나19는 5G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는, 많은 나라들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코로나19는 감염자가 기침, 재채기할 때나 말을 할 때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며 "또 오염된 표면을 만진 뒤 눈이나 입, 코를 만짐으로써 감염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 뿐 아니라 영국의 스테판 파위스 보건국장은 최근 "5G 이야기는 전적으로, 완전히 쓰레기 같은 것이며 난센스"라며 "그것은 최악의 가짜뉴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4일 보도했다.
파위스 국장은 "그 네트워크(5G)는 우리의 긴급한 서비스에 사용되고, 보건 근로자들이 이용한다"며 "나는 이 보건 위기에 우리가 대응하는데 필요한 바로 그 인프라에 대항해 행동하려는 사람들에게 분노하며, 역겨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 통신의 취재에 응한 사이먼 클라크 영국 레딩대 부교수(세포 미생물학 전공)는 "코로나19가 5G 이동전화 신호에 의해 발병된다는 생각은 완전한 쓰레기"라고 일갈한 뒤 "5G 무선 신호는 전자기파이며, 휴대전화 서비스에 이미 사용된 것과 매우 유사하다"며 "전자기파와 바이러스는 별개"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지난 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영국서 발생한 기지국 방화 사건을 규탄하면서 "이 허위정보 운동은 중요한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 경제를 지키는 핵심 근로자들을 겨냥한 파괴 행위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서방 매체에는 일국 정부가 개입된 조직적 거짓 정보 유포 가능성도 거론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1일 자 기사에서 "5G 기술과 코로나19의 창궐을 연결하는 음모론이 급속도로 동력을 얻고 있다"며 "그 음모론은 또한 몇몇 연구자들이 말하는 조직화한 허위정보 캠페인에 의해 점점 강화하고 있다"고 썼다.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소재 하마드 빈 칼리파 대학 연구자인 마크 오웬 존스 씨는 최근 '5G'와 '코로나'를 언급한 약 2만2천건의 트윗을 분석한 결과, 불순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계정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온라인 허위정보 네트워크 전문가인 존스 씨는 문제의 트윗들이 일부 국가가 지원하는 공작의 전형적인 양태를 가지고 있다며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때 허위정보 공작의 배후로 지목됐던 러시아 인터넷 조사기관이 쓴 수법과 유사한 수법을 썼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나 다른 정부 또는 단체가 이번 가짜뉴스 유포의 배후에 있다는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 통신은 5G와 연계된 보건 리스크를 거론하는 '음모론'은 짧게 잡아도 2016년부터 유포됐다고 소개했다.
먼저 인터넷 포럼과 유튜브, 그 다음엔 미국의 극우 성향 음모론 사이트 인포워스(InfoWars)와 러시아 국영방송 RT가 이 같은 음모론을 다뤘다. RT는 지난 2018년 5G가 사람과 야생동물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촉구하는 보도를 했다.
상용화 1년, 가입자수 500만명 넘어선 5G |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jhcho@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