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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세월호 막말’로 제명된 통합당 차명진 “내 명예 훼손한 언론에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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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월호 막말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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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 ‘세월호 막말’ 파문을 일으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가 재심 청구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총선까지 시간도 이틀밖에 남지 않아 차 후보의 회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차 후보 제명으로 통합당은 앞서 제명된 김대호 후보의 서울 관악갑에 이어 수도권 두 개 지역구에서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됐다.

차 후보는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잠시 후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 그리고 내일 당에도 재심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차 후보는 “그동안 저의 ○○○ 발언을 막말이라 단정해 저의 명예를 훼손한 언론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제가 제명되지도 않은 시점에 제명됐다고 기정사실화해서 저의 선거, 특히 부재자 투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언론들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이어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에 대해서도 “그 자가 엊그제 제 현수막을 위아래에서 스토킹하는 현수막을 달아 저를 막말, 싸움, 분열 후보로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모욕과 후보자비방, 선거방해죄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차 후보는 이미 김 후보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한 차례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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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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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 토론회에서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이를 ‘○○○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차 후보는 지난해에도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처먹는다”고 막말을 한 전력이 있다.

토론회 발언 보도 이틀 후인 지난 10일 통합당은 윤리위원회를 열고 차 후보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애초 김종인 위원장이 주장했던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징계여서 ‘면죄부’라는 비판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차 후보에게 선거 완주 기회를 준 징계 결정에 대해 “한심하다”고 논평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황교안 대표는 뒤늦게 “(차명진은) 우리 당 후보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선거운동을 재개한 차 후보는 지난 11일 부천역 앞 유세에서 “당장 세월호 텐트의 진실, 검은 진실, ○○○ 여부를 밝혀라, ○○○이 없으면 차명진이 책임지겠다”고 발언하고, 같은 날 페이스북에도 ‘현수막 ○○○’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올려 “○○○이 막말이라며? 지(김 후보)가 먼저 나서서 ○○○하는 이건 뭔 시츄에이션?”라고 적는 등 노골적으로 세월호 관련 막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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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는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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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차 후보의 막말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선거 막판 판세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통합당은 뒤늦게 차 후보 제명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에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건 차명진 이슈”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30·40대와 중도층이 등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수도권 곳곳에서 이대로 두면 선거에 큰 악재가 된다고 호소하고 (차 후보 제명을) 요청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차 후보 제명을 결정했다. 지역구 선거에 나선 일부 최고위원은 영상통화로 의결에 참여했다.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초 막말 후보를 공천 과정에서 거르지 못한 점과 선거운동 중 막말이 처음 터져나왔을 때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책임론이 일고 있다.

통합당은 앞서 ‘30·40대 비하 발언’과 ‘노인·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지난 10일 제명된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에 이어 차 후보까지 제명되면서 지역구 두 곳에서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됐다.

공직선거법상 통합당이 제명한 두 후보는 ‘등록 무효’가 된다. 이미 인쇄된 투표용지에는 기호와 정당명, 후보이름 등이 남아있지만 오는 15일 총선 투표일에 두 후보를 찍더라도 표는 무효 처리된다. 지난 10~11일 사전투표에서 차 후보를 찍은 표 역시 무효 처리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에 따라 후보의 등록 자체가 무효이고 후보 자격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받은 표도 원천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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