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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ABS 신용등급 강등

아시아경제 이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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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ABS 신용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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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신탁 원본 회수실적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
대한항공 A→A-, 아시아나항공 BBB+→BBB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의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요 항공사들의 신탁 원본 회수 실적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자 신용평가사는항공운임채권 ABS 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4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정비고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뉴욕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4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정비고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뉴욕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3일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ABS 신용등급을 하향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ABS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아시아나항공 ABS는 ‘BBB+’에서 ‘BBB’로 내렸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사들이 앞으로 벌어들일 항공운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사들의 장기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ABS 신용등급 하향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달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ABS 발행 잔액은 4688억원이었고 대한항공은 1조32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변경 주요 사유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신탁 원본 회수실적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꼽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월 이후 대부분의 국가가 강력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회수실적 감소세가 전월보다 크게 심화됐다. 3월 한 달 아시아나항공의 ABS 회수실적 감소율은 전년 동월 대비 42~99%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68~84% 수준으로 집계됐다. 조 연구원은 “ABS 원리금 상환 재원이 신탁 원본의 현금 흐름에 의존하는 구조화금융의 특성상 ABS 원리금 상환의 안정성이 일정 수준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회수실적 저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병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 대규모 감염이 확산되고 엄격한 수준의 이동 제한이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라며 “메르스와 사스 등의 감염병 대비 항공 수요위축 기간은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항공운임채권 ABS 신용등급 조정으로 조기 지급 및 추가 신탁 트리거가 작동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조기 지급 트리거가 발동할 경우 SPC는 매 영업일에 회수되는 현금을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상환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유류비,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해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조병준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조기 지급 트리거 작동 방지를 위해 추가 신탁, 신탁계약의 변경 등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회수실적이 회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적인 초과 담보 수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ABS 신용등급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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