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사전투표율 26%→최종투표율 77%…코로나19·날씨 영향 관심
여야 모두 "투표율 높으면 유리" 주장…'정당 보고 뽑겠다' 30% 넘어
'투표행렬' |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조민정 홍규빈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12일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11일 실시한 사전투표 투표율이 26.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이날 4년 전 20대 총선보다 투표의향 여론도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까지 발표돼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이번 선거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유권자는 94.1%였다. 지난 총선 당시 조사(88.8%)보다 5.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관심도 조사에서도 '매우 관심 있다'가 54.7%, '약간 관심 있다'가 31.4%로 유권자의 86.1%가 이번 선거에 관심을 보여 지난 총선 관심도 73.3%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 투표율이 최근 20년내 총선 중 가장 높았던 17대 투표율(60.6%)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치러진 선거의 투표율을 살펴보면 6회 지방선거의 경우 사전투표율이 11.5%, 최종 투표율은 56.8% 였고, 20대 총선은 사전투표 12.2%, 최종 투표율 58.0%였다.
19대 대선때는 26.1%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은 77.2%에 달했다. 가장 최근 선거인 7회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율 20.14%에 최종투표율 60.2%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총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영향으로 유권자들이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 당일을 피해 투표소가 비교적 한산한 사전투표일에 적극적으로 투표한 경향이 있기 문에 정작 최종 투표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날씨도 변수다. 선거 당일인 오는 15일은 맑고 포근한 날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날씨가 투표율에 얼마나,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분주한 사전투표함 CCTV 통합관제센터 |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은 모두 투표율이 높을 수록 자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충남 지원유세에서 "사전투표율이 27% 정도 됐는데 우리쪽도, 저쪽도 다 많이 참여한 것 같다"면서 "15일 본투표 때 어느 쪽이 더많이 참여하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전투표율에 이어 전체 투표율이 높으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부에 힘을 몰아주자는 우리측 지지자들이 많이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전체 투표율이 높다면 젊은 층이 더 많이 참여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평택에서 지원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사례를 보면 수도권에서도 사전 투표율이 높은 경우 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타났다.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비교적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통합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성동규 원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선거 당일 나들이를 위해 사전투표를 한 케이스는 적을 것이라고 본다. 문재인 정권 3년간 쌓인 분노가 사전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같은 경향은 본투표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여당 표는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 수록 통합당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역대 최고' 사전투표 분석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투표율이 올랐다는 것은 무당층이 움직였단 얘기"라며 "과거 선거에서 무당층이 주로 가는 곳은 야당이었다.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표율이 높게 나오면 (지금까지의) 여론 조사가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지금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사전투표 도입 이후 2040 등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이번 선거의 모토를 '정권심판'으로 잡으면서 이번 선거가 진영 대결로 펼쳐질 가능성도 커졌다.
조사에 유권자들은 후보 결정시 고려사항을 '소속 정당'(31.1%), '정책·공약'(28.7%), '인물·능력·도덕성'(25.2%), '정치 경력'(5.5%) 순으로 꼽았다.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인물·능력·도덕성'은 33.3%에서 25.2%로 줄고, '소속 정당'은 18.9%에서 31.1%로 늘어난 것으로,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읽힌다.
박 대표는 투표시 '소속 정당'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과 관련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은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물에 대한 정보가 굉장히 부족한 상태여서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측면이 있다"며 "또 탄핵 이후 정당과의 일체감이 굉장히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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