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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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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논란 첩첩산중...G20 회의도 '구색만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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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반발 잦아들었으나 실제 액션 가능성은 불투명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산유국들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으나 뚜렷한 묘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OPEC+는 물론 G20 에너지 장관회의도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원론적 측면의 선언에만 그쳐 당분간 국제유가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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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전쟁, 멕시코의 반발

코로나19로 인해 원유 수요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사우디아바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중동 산유국들은 러시아에 정식으로 감산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며 각 산유국들은 증산을 선언했으며 그 여파로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10달러 선으로 내려앉는 등 크게 요동쳤다.

자국의 셰일가스 업체를 살리기 위해 결국 미국이 나섰다. 채산성이 낮은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이 저유가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경우 셰일발 금융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늘리는 한편 각 산유국에 증산 경쟁을 멈춰달라 요청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미국의 이러한 제안을 거절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많은 출혈을 감수했으나, 이러한 노력의 과실을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가져간다는 불만이 팽배했기 때문에 여전히 증산 기조를 예고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반전은 2일 벌어졌다. 지난해 시리아 내전에서 미군이 철수한 가운데 이를 탐탁치않게 여기던 사우디가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산 카드를 만지작거리다 돌연 감산에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국제유가 하락을 틈타 대규모 비축유를 확보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및 러시아 등 유가전쟁의 당사자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러시아가 갑자기 자국의 증산 결정 배경을 설명하며 사우디 책임론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OPEC + 회의(사우디가 러시아에 감산을 제안했던 회의)에서 사우디가 감산 합의 결렬시켰다"면서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경쟁자들(미국)을 따돌리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사우디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국영 SPA에 따르면 사우디 외무부는 러시아의 발표 직후 "러시아 대통령실의 발표는 진실을 왜곡했다"면서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제거하려고 했다라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언론을 통해 OPEC 플러스 협상에 참여한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처음 말한 사람이 바로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라며 발끈했다.

다만 잡음은 벌어져도 감산을 위한 논의의 장은 마련됐다.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있다지만,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저유가 기조를 마냥 버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9일 재차 OPEC + 회의가 열리며 시장은 각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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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본부. 멕시코의 반발과 후퇴...그러나

예정됐던 OPEC + 회의가 한 차례 지연되며 시장에서는 감산 협의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다행히 9일 OPEC + 회의는 첫 발을 떼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로 진행된 본 회의는 무려 11시간이나 이어졌다.

회의 초반 각 산유국들이 하루 2000만 배럴 감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국제유가는 한때 13% 이상 치솟았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후 각 산유국들이 하루 1000만 배럴만 감산하기로 밝히며 국제유가는 다시 9% 폭락했다.

무엇보다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의외로 멕시코의 감산 반대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OPEC + 회의 당시 각 국가들이 감산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멕시코에 대해 하루 40만 배럴을 감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하루 10만 배럴만 감산할 수 있다 버티며 끝까지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에서는 멕시코의 어려워진 경제상황이 감산 합의의 발목을 잡았다고 본다.

멕시코는 비록 산유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나 원유 매장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시설도 노후화되어, 2015년부터는 원유 순수입국 처지로 전락한 상태다. 그러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공격적인 증산에 나서겠다 선언했으며 이와 관련해 자국의 에너지 산업 전체를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런 이유로 하루 40만 배럴을 감산하라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 미국이 나섰다. 멕시코가 난색을 보이는 40만 배럴 감산 중 상당 부분을 미국이 책임지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합의 사실을 밝혔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단 멕시코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시장의 관심은 10일 열린 G20 에너지 장관 회의로 옮겨갔다. 미국이 멕시코의 감산 분량을 책임지겠다고 밝힌 가운데 G20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유의미한 감산 가이드 라인이 발표될 경우 국제유가 폭락 사태가 잦아들 수 있다는 희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5시간 넘게 이어진 화상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G20 에너지 장관회의는 유가 안정을 강조하면서 수급 균형을 이루기 위한 조치를 강조하는 원칙적인 내용만 담은 공동성명을 간신히 채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11일 현재 국제유가는 하락세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20달러 선에 갇혀 횡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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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 당분간 어렵다?

각 산유국들의 이해가 엇갈리며 국제유가 하락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브레이크는 모조리 망가지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이 멕시코의 감산 물량을 일정부분 책임지기로 했으나, 이 약속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국영기업이 아닌 민영기업이기에 인위적인 감산은 곧 담합에 해당되어 미 헌법의 가치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미국의 결단을 두고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사정도 복잡하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수록 셰일가스 업체들이 무너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액손모빌을 비롯한 큰 손들이 이 순간을 노려 휘청이는 경쟁사들을 인수합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도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자국에 유리하지만, 각 산유국들의 일치된 행동도 벌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진심을 전적으로 믿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국제유가를 지키기 위한 자국의 노력이 미국 셰일가스 업체의 이득으로 돌아갔다는 기조가 여전하기 때문에, 향후 어떤 돌발사태를 벌일 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사우디도 일단 미국과 보폭을 맞추며 국제유가 상승이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중동 내 미군의 행보 등 정치 군사 및 안보적 변수가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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