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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거점 된 닌텐도 게임…중국 판매망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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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웡 "검열 없는 '동물의숲'에서 싸움 계속"

연합뉴스

조슈아 웡이 '광복 홍콩 시대 혁명'이라는 문구가 적힌 '동물의 숲' 게임 화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빈과일보.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닌텐도의 비디오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홍콩 시위대의 새로운 활동 거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이 신작 게임이 사라졌다.

홍콩 빈과일보(애플데일리)는 지난 10일 타오바오(淘寶), 톈마오(天猫·T몰), 징둥(京東) 등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동물의 숲'이 모두 사라졌다고 11일 보도했다.

신경보도 타오바오와 징둥, 핀둬둬 등에서 '동물의 숲'을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많은 홍콩 게이머들이 '동물의 숲'에서 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동물의 숲'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공간을 장식하거나 다른 사람을 초대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일부 게이머는 '우한 폐렴'이라는 문구와 함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제단을 세워 이들이 세계적 유행병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동물의 숲'에서 '광복 홍콩, 시대 혁명'이라는 시위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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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물의 숲' 이용자가 시진핑 사진과 함께 '우한 폐렴'이라는 문구로 자신의 공간을 장식했다. [사진 빈과일보.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트위터에 "'동물의 숲'은 정치적 검열이 없는 곳이라 우리의 싸움을 계속하기 좋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잠잠해진 상황이다.

게이머들은 현실 생활을 '동물의 숲' 안에 투영할 수 있는데 홍콩 시위대는 마스크를 쓰고 우산을 쓴 모습으로 자신들을 표현했다. 마스크와 우산은 홍콩 시위대의 상징이다.

중국 업체들이 '동물의 숲'을 온라인 매장에서 내린 것이 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결정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게임 이용자들이 시 주석을 모욕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인터넷에 돌았다.

닌텐도는 중국에서 지난해 12월 텐센트와 손잡고 콘솔 '스위치'와 일부 게임을 내놨다. 하지만 '동물의 숲'은 출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비공식 경로를 통해야 살 수 있다.

일부 중국인 이용자는 '동물의 숲' 게임을 살 수 없자 조슈아 웡 탓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웡은 "성난 게이머들이 정부를 비난하지 않고 나를 탓한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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