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완주 가능… 與 “비판도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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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윤리위원회가 10일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사실상 차 후보가 통합당 간판을 달고 총선을 완주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차 후보에 대한 제명 방침을 밝혔던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한심한 윤리위”라고 공개 질책했고, 11일 황교안 대표와의 조찬에서 당 최고위에 제명 등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윤리위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차 후보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상대 후보의 비하 발언에 대해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처분 이유를 밝혔다. 앞서 차 후보는 세월호 유족에 대한 성적(性的) 비하 발언으로, 김대호 전 후보(서울 관악갑)는 노인 비하 발언 등으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윤리위는 김 전 후보가 최고위의 제명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한 것에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윤리위 결정에 따라 차 후보가 10일 이내에 자진 탈당하지 않는 한 통합당 후보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통합당 당헌당규 제21조에는 “탈당 권유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하지 않으면 윤리위 의결 없이 제명 처분한다”고 돼 있다. 총선이 열리는 15일까지는 당적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차 후보는 윤리위의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마자 페이스북에 “선거를 완주할 수 있게 됐다. 윤리위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염치없지만 후원금도 부탁드린다”고 했다.
막말 파동으로 선거 막판 여론이 기울고 있는 가운데 윤리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당내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경기 양주에서 후보 지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가 한심한 사람들”이라며 “선대위원장으로서 나는 그 사람을 후보로 인정 안 한다”고 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도 부산 지역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과적으로 우리 당에 좋은 일은 아니다. 한심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결국 차 후보를 국회의원 자리에 앉히고 말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며 “인면수심이란 비판도 아깝다”고 비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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