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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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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배럴 감산 잠정 합의에도… 유가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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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수요 손실 커 감산 효과 한정적” 시장 반응 냉담

합의 거부했던 멕시코 “미국이 멕시코 대신 25만배럴 감산하기로”
한국일보

오스트리아 빈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군인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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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추락을 막기 위해 산유국들이 긴급 화상회의까지 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잠정 합의한 감산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분에 턱없이 못 미치는데다 멕시코의 반발로 당장은 최종 합의도 불발됐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뒤늦게 미국과의 협상에 따라 합의안을 수용할 뜻을 시사했지만 국제유가는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되레 커지는 분위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10개 산유국 연대체인 OPEC+는 9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통해 내달 1일부터 두 달간 하루 1,0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7월 이후 연말까지는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배럴이 감산된다. 최근 ‘유가 전쟁’의 당사자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각각 하루 250만배럴로 감산 폭이 가장 크다. 이어 이라크 100만배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70만배럴, 나이지리아 42만배럴 등의 순이다.

이 자리에서 OPEC+의 40만배럴 감산 요구를 거부했던 멕시코는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OPEC+가 당초 40만배럴 감산을 요청했다가 추후 35만배럴을 요구했다”며 “멕시코가 하루 10만배럴을 감산하고 미국이 하루 25만배럴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멕시코의 감산 몫을 떠안는 조건으로 멕시코가 합의에 동참하더라도 하루 1,000만배럴 감산으론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하루 원유 소비량(1억배럴)의 10%로 OPEC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의 감산 규모이지만 수요 감소 폭이 이보다 훨씬 높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OPEC+ 긴급회의가 시작된 뒤 10% 넘게 올랐다가 1,000만배럴 소식에 급락하면서 전 거래일 종가 아래로 내려갔다.

현재로선 OPEC+가 감산량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원유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재정 수입원이 흔들리는 상당수 산유국들 입장에선 생산량 증대 유혹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OPEC+ 소속이 아니면서 셰일원유 생산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된 미국이 감산에 공식적으로 동참할지 여부가 큰 변수다. OPEC+는 미국 등에 하루 500만배럴 감산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의식해 인위적인 감산에 반대하며 오히려 사우디와 러시아에 더 많은 감산을 압박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이날 발표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도 셰일원유업계 지원이 포함돼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한 원유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령 감산량을 늘리더라도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석유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의 비요나르 톤하우겐 석유부문 대표는 “1,000만배럴 감산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공급 과잉을 실감하는 이들에겐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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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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