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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음모론·호소문까지…총선글 가득한 커뮤니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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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냄새가 나는 건 저만 그런 건가요." "각본이 구리네요." 지난 9일 오세훈 미래통합당 서울 광진을 후보가 유세를 하던 중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차량으로 뛰어드는 일이 발생하자 국내 한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오 후보 측이 꾸며낸 일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 후보 측이 만들어낸 일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같은 의혹은 사건 발생 이후 순식간에 여러 커뮤니티로 급격히 확산됐다.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에서 각 정당과 후보에 관한 글이 범람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일방적 의혹 제기 등 정제되지 않은 글이 올라오고 여러 커뮤니티로 전파되면서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각 커뮤니티의 정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 게시판은 정치 관련 글로 가득하다. 클리앙에서 9일 오후 1시 기준으로 공감을 많이 받은 상위 10개 게시물 중 8개(80%)가 선거·정치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클리앙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글은 손혜원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열린민주당 지지를 호소하며 작성한 글을 '손 고모님의 호소'라는 제목으로 한 회원이 올린 것이었다.

중고차 거래 커뮤니티인 보배드림 베스트 게시글 상위 10개 중에서도 총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글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대체로 민주당과 문재인정부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게시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통합당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비판적인 게시물도 눈에 띄었다.

여성 회원이 많은 커뮤니티에서도 총선은 가장 뜨거운 이슈다. '더쿠'의 코로나19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 중 절반 이상은 총선과 관련이 있다.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통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글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여성 회원 약 15만명이 활동하는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에도 '총선 압승하자' '대통령에 힘을 모아주자' 등 여당 지지글이 많이 올라온다.

커뮤니티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정치인들이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루리웹과 엠엘비파크 등 커뮤니티에 '안녕하세요 명왕 문재인입니다'라는 동영상을 올려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호응해 이들 커뮤니티는 공식적으로 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루리웹에서 구성한 '북유게사람들'은 지난해 10~11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정국 와중에 서울 서초동에서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 문화제' 등 검찰 규탄 집회를 수차례 개최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합심해 사회적 움직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클리앙은 지난해 한일 간 외교·무역 분쟁 당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한 그래픽 디자이너는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디자인을 제작해 공유했고, 이 디자인은 일본 불매운동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쓰이게 됐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각자가 가진 정치적 의견을 대변해줄 수 있는 창구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커뮤니티는 정체성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장소가 됐다"며 "특정 정치 성향으로 쏠리는 부작용은 경계해야 하지만 커뮤니티가 젊은 층의 정치적 관심을 촉구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9일 비즈니스용 웹 전문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지난달 누적 방문 횟수가 가장 많은 곳은 '디시인사이드'다. 디시보다 월평균 방문 수가 높은 웹사이트는 네이버(1위), 구글(2위), 유튜브(3위), 다음(4위), 페이스북(5위), 네이버뉴스(6위)뿐이다. 디시뿐만이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 인기도 상당하다. 시밀러웹 기준 지난달 누적 방문자 상위 50곳 중 10곳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루리웹(14위), 에펨코리아(16위), 뽐뿌(17위), 인벤(23위), 일간베스트저장소(28위), 클리앙(29위), 이토랜드(31위), 더쿠(34위), 보배드림(36위) 등이다.

[김유신 기자 / 박윤균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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