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심한 결정" 강한 불만
차명진 후보 뉴시스 |
미래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가 10일 '세월호 막말'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에 대해 최고수위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탈당권유' 징계조치를 결정하자 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차 후보가 통합당 소속으로 총선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윤리위가 차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한심한 결정"이라며 불만을 토했다. 후보들의 잇단 막말·말실수 논란 속에 대국민사과, 징계 등으로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려던 통합당 지도부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선거에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통합당 중앙윤리위는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차 후보에 대해 '탈당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토론회 중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 대해 성적 비하성 발언을 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윤리위는 "선거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징계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상 차 후보의 소명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이다. 차 후보는 윤리위 측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민주당 김상희 후보는 세월호 사건을 신성시하는 편은 사람, 그렇지 않은 편은 짐승이라 칭했다. 누가 진짜 짐승인가를 알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권유를 받은 당원은 10일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제명된다. 제명까지 열흘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총선까지 닷새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차 후보는 통합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차 후보는 윤리위 결정 직후 "다행히 제명은 면했다. 통합당 후보로 선거를 완주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당초 차 후보 제명을 시사하며 막말 파문 진화에 안간힘을 썼던 통합당 지도부는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양주 선거유세 지원 후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당내 잇단 막말 파문에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윤리위 징계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조금 더 숙의하고 관계 등을 살펴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차 후보에 대한 통합당의 징계를 성토하며 맹폭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결국 차 후보의 후보자 자격을 유지시켜 국회의원 자리에 앉히고 말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차명진을 국회의원 후보로 살려두는 통합당의 수준도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일갈했다. 민생당 선대위 정우식 대변인도 "통합당은 정말 '노답'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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