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회 몰카 범죄가 '충동장애'?…대학생 법정구속

“예술가로 사회 공헌할 것” 피고인에 재판부 “변명일 뿐”

여자화장실에 몰래 침입해 수십 차례 휴대전화로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20대 남성이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채모(22)씨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채씨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서울·경기지역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을 보는 피해자들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총 55회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서울 한 주점에서 만난 피해자와 자신의 집에서 성관계하면서 그 모습을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채씨 측은 앞선 공판기일에서 이런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어릴 적 손을 다쳐 예술을 못 하게 된 적이 있는데 그 뒤로 충동장애가 생겼다”며 “치료를 받고 앞으로 예술가로서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아니스트로서의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병증이 심화했다고 변명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하고 있다”며 “그러나 각각의 범행은 피고인이 바로 그 꿈을 위해 연습을 했던 장소를 오가는 도중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채씨는 2017년 4월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하다가 발각된 전적이 있으나 당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관련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지속적이고 집요한 범행의 원인을 과연 피고인의 병증에서 찾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원칙적인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징역 1년 외에 8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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