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친문(친문재인)의 텃밭'이란 평가가 나오는 충북 청주흥덕에서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우택 미래통합당 후보 등 두 전직 장관이 선거에서 맞붙는다. 문재인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후보는 현 정부와의 인적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한 지역발전론을 내걸고 수성에 나섰다. 반면 김대중정부때 해양수산부 장관과 충북지사,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정우택 후보는 인물론과 정권심판론을 함께 내세워 공성전에 들어갔다.
흥덕구는 산업도시인 청주에서도 청원구와 함께 산업단지가 많은 지역이다. 흥덕구 내 청주산단에는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공장이 들어서 있고 오송 제1·2산업단지(생명과학단지)에는 질병관리본부·식약처 등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과 바이오·의료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제3산단도 추진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불 수출,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송역 역세권 개발, 오송 제3산단 개발 등 지역 발전계획과 함께 미세먼지 저감이 지역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사실 이 지역은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산업단지 노동자가 많아서 한국노총, 민주노총 활동도 많고 정의당 지지율도 꽤 높다"고 했다. 평균연령도 39.3세로 낮은 편이다. 친문 실세로 꼽히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7대 국회부터 내리 3선을 했을 정도다. 이곳에서 지역구 재선을 노리는 도 후보도 현 정부 장관을 지냈다. 더군다나 이시종 충북지사, 한범덕 청주시장과 시의회 과반 의석 등도 민주당 출신이다.
도종환 후보는 정확히 이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역 발전 공약들을 실현하려면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회가 삼각편대를 이뤄 소통해야 한다. 청와대와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역량,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문재인정부)장관 2년을 하며 쌓은 네트워크와 역량을 지역발전을 위해 쏟아 붇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송3산단도 국토부가 발표 전날까지도 반대하는 것을 끝내 설득해서 가능하게 했다"면서 이외 농수산물시장 옥산 이전 사업,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오송 유치 등도 각 부처와의 협력 사례로 들었다.
정우택 후보는 이에 맞서 정권심판론과 인물론을 부각했다. 정 후보는 "우리당은 21대 국회에서 제1당과 의석 과반수(150석 초과)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그래야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면서 "흥덕구는 소위 친문세력 텃밭으로 알려진 곳인데 여기 국회의원을 바꾸는 게 2년후 대통령(정권)을 바꾸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출마의 이유를 밝혔다. 정 후보는 '흥덕을 확 바꾸겠다'는 캐치프레이지를 내걸었다. 그는 "16년 동안 민주당이 지역 국회의원을 하면서 지역에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지역에서는 '도종환 의원이 소통부재고 이곳 현안을 해결하는데 대해 소홀히 했다'는 말이 많다"고 했다. 오송 역세권 개발 지연문제를 지적했다. 정 후보는 "오송은 내가 도지사 시절 바이오벨트를 만든 지역"이라면서 "내가 2010년 도지사를 그만둔 뒤 발전의 시곗바늘이 멈췄다. 오송은 2013년 이후에 2만명의 인구에서 늘지 않고 정체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청주에서 받은 사랑과 능력을 흥덕에 아낌없이 쏟아붇겠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문체부 장관 시절 2년간 지역구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인정했다. 도 후보는 "(그 점은)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여러번 드렸다"면서도 "다시 지역에 내려오고 지난 1년간 장관을 했던 경험과 역량, 네트워크를 가지고 큰 문제들을 해결했고 이 점을 주민들께 설명하면 '아 지역에 소홀한게 아니었네'라고 하신다"고 반박했다. 오송역 역세권 개발이 지지부진한 점에 대해서는 "공영개발로 하려다가 전임 지사들이 제대로 추진 못해서 민간개발로 추진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어떤식으로든 개발이 되게 할 것이고, 여기 조합과 지자체 등과 긴밀하게 논의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 모두 오송3산단의 지체없는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 후보는 이와 함께 1700억원 규모 컨벤션센터 건설, 1만석 종합실내체육관 조성, 171억원 규모 복합체육문화시설 건설 등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대규모 워터파크 조성과 사회인 야구장 등 체육시설 조성 등을 내걸었다.
인물 인지도면에서는 정 후보가 앞선다. 정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했고 2006~2010년 충북지사를 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의 원내대표에 선출됐고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당을 이끌기도 했다. 도 후보도 "정 후보는 여야를 통틀어 관록의 정치인이고 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인지도는 정 후보가 훨씬 높다"고 인정했다. 선수도 정 후보가 4선, 도 후보가 재선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도 후보가 강조했듯 그가 현 정부의 장관을 지낸 여권 후보인데다 이 지역 도지사와 시장 등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 등은 도 후보의 강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도 후보가 정 후보를 앞서고 있다. KBS청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4일 흥덕구 거주 성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도종환 후보 49.9%, 정우택 후보 33.2%로 도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이 여론조사는 무선 가상번호(84.5%)와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15.5%)를 결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평균 응답률은 1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 ±4.4%포인트다. 통합당을 탈당한 김양희 무소속 후보가 출마를 포기한 점은 정 후보로선 호재다.
21대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로 도 후보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을 꼽았다.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시 정부가 주민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예술인들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국회 개혁'을 내걸었다. 그는 "갈수록 국회가 제 기능을 발휘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면서 "여야 중진 의원들이 모여서 국회의 고칠 점을 논의해 사랑받는 국회로 변모하는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주 = 이윤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