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중 20대가 103명·10대도 65명
성착취 피해 여성 대부분이 10~20대
시민단체 활약…디스코드 채널 114개 제보
신상공개·2차피해 유발한 텔레그램 '자경단'
책임수사관서 지정해 수사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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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경찰이 텔레그램 성 착취물 제작ㆍ유포 등 디지털성범죄 혐의로 80명을 추가 검거했다.
경찰청은 9일 기준 디지털성범죄와 관련된 총 223명을 검거해 이 중 3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기준 140명(23명 구속)에서 일주일 새 83명이 더 붙잡힌 것이다.
피의자 연령대는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도 65명이나 됐다. 이밖에 30대가 43명, 40대가 4명, 50대 이상이 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악랄한 성착취 범죄는 주로 10대와 20대 여성을 상대로 이뤄졌다.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주빈(24ㆍ구속)을 비롯해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운영자 56명이 붙잡혔고 이를 유포한 혐의가 64명이다. 100명이 성 착취물을 소지했다 검거됐다. 특히 이른바 '지인능욕'이라고 불리는 사진합성과 화장실 몰래카메라 등 불법촬영물 117건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미성년자를 제외한 이들 디지털성범죄자 중 범죄의 위중성을 감안해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경찰의 검거에서 시민단체들의 활약이 컸다. 한 시민단체는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유포한 디스코드 채널 114개를 제보했고 경찰은 채널 운영자 3명과 판매자 7명 등 총 10명을 검거했다. 디스코드 채널 5개는 폐쇄됐다. 이들을 통해 압수한 아동 성 착취물만 1만5600개(225GB)에 이른다. 또 다른 시민단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동 성 착취물을 유포한 의심자를 제보함으로써 음란물 2608건을 20명에게 판매한 피의자를 검거ㆍ구속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동안 경찰은 디지털성범죄 274건 중 34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텔레그램 박사방과 프로젝트 n방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또 텔레그램 성 착취물 거래의 시초로 꼽히는 n번방 '갓갓'을 붙잡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온 이른바 '자경단'에 대해서도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본격적 수사에 들어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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